"'포스텍'이 뭐지?" "포스코 계열사인가?" 포항시민들은 27일 뜬금 없는 이름의 등장을 놓고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포항공대가 이날 재미 과학자의 수상 소식을 담은 보도자료 한 장을 배포했기 때문. 보도자료 상단에는 조그맣게 '앞으로 포항공대를 포스텍으로 표기해 주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보도자료를 받아본 기자들은 사전 예고없는 명칭 변경에 당황했으며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시민들도 의아해 하긴 마찬가지였다.
포항공대 측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학교로서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고 대학의 발전의지와 국제화 노력에 걸맞게 학교 명칭을 기존의 포항공과대학교(포항공대)에서 영문명칭인 포스텍(POSTECH)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항공대의 연구업적과 명성이 세계적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국내보다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자긍심도 높다.
그러나 시민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익숙한 한글 명칭을 버리고 일방적으로 영문으로 바꿔 버리는 과정이 구렁이 담 넘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의아해 했다.
대외적으로 영문명칭 사용에 대해 논의된 바가 전혀 없었기에 더욱 그렇다.
하물며 출입기자들조차 금시초문이었다.
인터넷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아직 그대로 포항공과대학교라고 버젓이 나와 있으며 학교 마크에도 변함없이 포항공대로 돼 있다.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쳤다고 하지만 적잖은 학생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데다 명칭을 변경하는 중요한 사안을 공식적으로 발표도 하지 않고 보도자료에 묻어 슬쩍 여론을 떠보는 듯한 식의 행태는 전혀 포항공대답지 못하다.
포항공대는 포항의 자존심이며 상징적인 대학이다.
그렇기에 구성원 뿐만 아니라 외부의 의견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연구능력과 업적은 세계적일지 몰라도 학교행정은 아직 미흡한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반응에도 학교당국은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사회2부 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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