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에인트호벤, AC밀란에 분패

입력 2005-04-27 09:38:29

네덜란드 '태극듀오' 박지성-이영표가 뛰는 PSV에인트호벤이 2004-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호화군단 AC밀란(이탈리아)의 벽을 넘지 못하고 분패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에인트호벤은 27일 새벽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 1차전 AC밀란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42분 우크라이나산 득점기계 안드리 셰브첸코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종료 직전 교체멤버 욘달 토마손에 추가골을 허용해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에인트호벤은 이로써 5월5일 오전 필립스 홈구장에서 열리는 준결승 2차전에서 실점없이 두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만 대망의 결승에 오를 수 있는 부담을 안게 됐다.

2차전에서 에인트호벤이 2대0으로 이기면 연장에 돌입하고 3대1, 4대2로 승리하면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4강에서 탈락한다.

지구촌 축구팬의 이목이 집중된 세계 최고의 클럽축구 무대에서 태극전사 박지성-이영표의 풀타임 활약이 눈부시게 빛난 한판이었지만 챔피언스리그 6회 우승을 이뤄낸 세리에A 최강팀 AC밀란의 벽은 높았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을 투톱 파르판-비즐리 아래에 처진 스트라이커로 놓아 공격의 꼭지점으로 삼고 이영표를 원래 포지션인 왼쪽 윙백에 선발로 포진시켰다.

AC밀란은 부상설이 있던 수비수 야프 스탐,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를 비롯해 셰브첸코, 카카, 크레스포 등을 모두 가동해 네스타를 빼고는 베스트 멤버를 투입했다.

전반 초반 AC밀란은 셰브첸코의 발리슛으로 공세를 폈다.

수비에 치중하다 간간이 역습을 편 에인트호벤은 파르판의 중거리슛과 순간 돌파로 AC밀란의 문전을 서서히 위협했다.

박지성은 전반 17분 전광석화같은 중앙 돌파로 시도르프의 경고를 유도하며 프리킥을 따냈으나 파르판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박지성은 전반 21분 기습적인 25m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직접 겨냥했으나 볼은 골대 오른쪽 모서리 위로 빗나갔다.

이영표는 초반 터치라인에서 볼터치 미스가 있었지만 간간이 공격에 가담했고 장기인 헛다리짚기 드리블로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다.

고메스의 선방으로 AC밀란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에인트호벤 수비진은 AC밀란이 자랑하는 황금라인 카카-셰브첸코의 발끝에 무너졌다.

전반 42분 카카의 자로 잰 듯한 스루패스를 받은 셰브첸코는 수비수 보우마를 스피드로 완전히 따돌리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가볍게 오른발로 네트를 갈랐다.

후반 들어 공세로 전환한 에인트호벤은 이영표-박지성의 합작골이 터질 뻔 했지만 한발짝이 모자라 땅을 쳤다.

후반 2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 이영표의 중거리슛을 AC밀란 골키퍼 디다가 몸으로 막아낸 뒤 흐른 볼을 박지성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발을 갖다대려 했으나 뒤로 넘어졌다 일어난 디다의 손이 반박자 빨랐다.

이어 후반 9분 파르판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골지역 정면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오른발 땅볼로 때린 슛은 디다의 정면으로 굴러가 품에 안겼다.

후반 12분 셰브첸코의 감각적인 로빙슛을 고메스의 신들린 선방으로 막아낸 에인트호벤은 비즐리 대신 헤셀링크를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으나 오히려 한골을 더 허용하고 말았다.

크레스포 대신 들어온 덴마크 출신의 토마손은 후반 45분 문전 혼전 중 슬라이딩 발리슛으로 그물을 흔들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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