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찾은 구미공단 휴대전화업계. 대기업→1차 중견 협력업체→2, 3차 소규모 하청업체의 원-하청 구조를 갖고 있지만 역시 뒤틀린 원-하청 관계가 불거지고 있었다.구미공단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300억 달러 수출 돌파에 들떠 있었지만 음지의 2, 3차 하청업체들에겐 '남의 일'이었다.
지난 2월 삼성전자 애니콜 1차 협력업체로부터 생산 설비를 받아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했던 공단내 ㅅ사는 단가 압력을 견디다 못해 임대료가 좀 더 싼 곳으로 이전을 준비하느라 잠시 적자 조립 라인을 중단했다. 그러나 1차 업체는 그 즉시 모든 생산 설비를 철거, 하청업체 직원 9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ㅅ사 사장은 억울함을 견디다 못해 구미 시민단체, 국회의원 등에게 진정서를 제출한 것.
하지만 1차 업체는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생산 라인 중단을 통보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했고, 삼성전자는 "관여를 하는 것은 1차 업체에 대한 경영간섭으로 비쳐질 수 있어 곤란하다"고 했다. 하지만 2, 3차 하청업체들은 "원-하청 갈등이 드디어 표면화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린 대기업과 1차 업체들의 음지에는 단가 압력으로 고통받는 하청업체들이 부지기수라는 것.
하청업체들은 "지난해 15% 이상의 단가 인하 압력에 시달려야 했고, 이달 들어 또다시 2~5%의 추가 인하를 강요당하고 있다"며 "인건비 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단가 인하는 하청업체 쥐어짜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하청업체 직원들은 구미공단 최전선에서 피땀을 흘리고 있지만 1년 연봉이라야 대기업 직원들의 연말 성과급에 불과한 수준이라는 것.
휴대전화 부품업계는 "원-하청 관계는 점점 더 권력화하고 있고 단기간에 초고속 성장한 일부 1차 업체들의 횡포가 가장 심각하다"며 "대기업이 직접 나서 동반자, 협력자 관계의 원-하청 구조로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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