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올해의 재기 선수상' 도전

입력 2005-04-26 10:19:19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자신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메이저리그 주요 시상 부문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오랜 슬럼프와 부상을 딛고 일어서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올해의 재기 선수상(Comback player of the Year)'이 바로 그 것이다.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 이후 지난해까지 3년을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악몽과 같은 세월을 보낸 박찬호는 올시즌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이 상의 강력한 후보로 나섰다.

시즌 2승1패에 방어율 4.24.

공교롭게도 투수 가운데서는 LA 다저스에서 한 솥밥을 먹고 올해 다시 팀 동료가 된 페드로 아스타시오가 박찬호의 강력한 경쟁자. 아스타시오는 1승2패 방어율 3.

71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박찬호가 스프링캠프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순항할 때 텍사스 캠프를 찾은 톰 힉스 구단주가 박찬호를 보자 한 말이 바로 '올해의 재기 선수상'을 받으라는당부였다.

또 비록 패전 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지난해 첫 등판에서 마크 멀더와 눈부신 투수전을 벌였을 때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올해 '재기선수상'은 박찬호가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허리 통증이 도지는 바람에 박찬호는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지만 힉스 구단주의당부나 스카우트의 전망은 그만큼 이 상에 대한 관심도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97년 첫 수상자를 낸 '올해의 재기 선수상'은 선수들이 직접 뽑는다는 점에서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이나 MVP와는 성격이 다르다.

선수노조는 현재 '올해의 선수','올해의 투수', '올해의 타자', '올해의 신인' 등 성적에 따른 상을 자체 수상하고 있으며 거기에 다른 단체나 언론에서 거들떠 보지도 않는 '올해의 재기 선수상'을 따로 수상하고 있다.

한 번 부진에 빠진 선수가 다시 일어서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에게는 상보다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마치는 게 더 중요하다.

하지만 예전의 위력을 발휘하기까지 보여준 의지와 노력은 박찬호가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으며 그래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에는 2002년 4승5패에서 2004년 15승5패를 거두며 재기한 크리스 카펜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002년 8승을 거둔 후 2년만에 다시 8승을 거둔 올랜도에르난데스(당시 뉴욕 양키스)가 각각 양대리그 '올해의 재기 선수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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