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무명 반란 꿈꾼다'

입력 2005-04-23 08:49:47

'무명 노장의 꿈은 살아있다.'

포철공고 출신으로 프로야구 삼성과 롯데, 기아를 거친 한화의 노장 외야수 김인철(34)이 불방망이로 무명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김인철은 22일 삼성전에서 1번타자로 나서 1회말 좌중월 솔로 아치를 그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앞서 21일 LG전에서도 0대1로 뒤지던 1회말 좌월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드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의 5대3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김인철은 한화가 LG전까지 5연승하는 동안 18타수 8안타로 타율 0.444에 홈런 2개 3타점으로 한화 타선의 상승세를 주도해 김인식 한화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즌 초반 대타로 나서 규정타석이 부족한 김인철은 이미 홈런 6개로 홈런더비 단독 선두에 나서 서튼(5개·현대), 심정수(4개), 양준혁(이상 삼성·4개), 이대호(롯데·4개), 제이 데이비스(한화·4개)를 따돌렸다.

타율도 0.400에 달해 규정타석을 채울 경우 상위권에 포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봉 2천800만원에 불과한 김인철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김인철은 절정의 타격감 뿐 아니라 비교적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범위로 한화의 우익수를 확실하게 책임져 동료 투수들의 든든한 방패가 되고 있다.

김인철은 프로 16년차에 달하지만 웬만한 야구팬들도 이름을 잘 모를 정도로 그동안 관심 밖이었다. 지난 90년 포철공고를 졸업한 김인철은 투수로 삼성에 입단했지만 통산 15승22패5세이브에 그친 데다 어깨마저 좋지 못해 은퇴를 결심했다가 2000년부터 타자로 전향했다.

하지만 김인철은 2000년 롯데에서 기아로 트레이드됐고 지난해 11월에는 방출되는 설움을 겪었지만 천신만고 끝에 한화에 들어온 뒤 본격적인 재활의 꿈을 키워왔다.

김인철은 "올 시즌 재기하는데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 김인식 감독님도 무척 고마운 분이다.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이 이기는데 조금이나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