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경관…푸른바다…한아름의 '여유'
한껏 기대를 품고 떠날 이유는 없다. 봄은 저만치 가고 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가족여행을 미뤄왔다면 잠시 시간을 내 경북 울진에 다녀오는 것이 어떨까. 산이 높아야 골이 깊은데도 경북 울진은 산보다 골이 더 유명한 곳이다.
응봉산 덕구계곡은 작지만 걷기 편안 계곡이다. 온천도 발달해 있다. 울진에는 또 명승고적과 민물고기전시관 등 교육적인 곳도 많아 가족여행으로 그만이다. 오가며 눈의 피곤을 덜어주는 푸른 동해바다는 덤이다.
▲ 덕구계곡의 12개 세계다리
덕구온천 위쪽에 있다. 계곡을 따라 걸으면 된다. 오르막이 거의 없어 공원의 산책로처럼 평지나 다름없다. 덕구온천 벽산리조트 왼쪽으로 산길을 따라 오르면 곧바로 수려한 바위골이 시작된다. 골짜기를 따라 12개의 이색적인 미니 다리가 놓여 있다.
계곡에 설치된 미니어처 다리는 금문교와 하버브리지를 비롯해 프랑스의 노르망디교, 스페인의 알라밀로교 그리고 우리나라의 서강대교 및 청운교.백운교 등이다. 규모만 줄었을뿐 실제 다리와 모양과 분위기가 흡사하다.
울진군이 미니어처다리를 설치한 것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 1시간쯤 오르면 덕구온천의 원탕인 자연용출수를 볼 수 있다.
이 온천은 자연용출 노천온천인데 이젠 4km의 송수관을 덕구온천장까지 연결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 이 온천수는 자연 용출되기 때문에 음용할 수 있다. 등산로 곳곳에 선녀탕, 용소폭포, 효자샘 등 빼어난 절경들이 자리잡고 있다.
▲ 덕구온천
내려오면 바로 온천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자연 용출 온천으로 알려진 덕구온천은 원수가 섭씨 42도 정도. 온천을 즐기기에 적당해 끓이지도 식히지도 않고 자연 상태의 물을 사용한다.
중탄산나트륨이 포함된 알칼리성 온천으로 신경통, 류마티스, 근육통, 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응봉산을 바라보며 노천온천을 즐길 수도 있다.
▲ 죽변항 야외드라마 세트장
기분이 좋아지면 아름다운 곳을 찾게 마련. 하얀 등대가 바다와 잘 어울리는 죽변항이 제격이다. 죽변항엔 SBS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촬영지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아슬아슬한 해안 절벽 위에 지어진 목조건물. 바다를 등진 채 단아하게 서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드라마 속에서 이 집은 소년원을 들락거리며 말썽을 일으키던 김민준과 그의 가족들이 살던 집이다 마당 한 켠엔 김민준이 운동하던 샌드백과 나무가 서 있다. 이 나무는 '김민준나무'로 명명돼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민준의 집 맞은편에는 주황색 지붕의 작은 교회당이 서 있는데 역시 드라마 야외세트의 일부다. 또 야외세트장 건너편 언덕에는 울창한 대나무 숲 위로 하얀 외벽의 등대가 서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설사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해안 절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목조주택과 주황색 교회, 하얀등대 등 야외세트장의 풍경은 잠시 넋을 잃은 만큼 매력이 있다. 야외세트장 아래로 난 목책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해변에 닿을 수 있다. 철썩거리며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며 산책하기 좋은 코스다.
▲ 민물고기전시관
근남면 행곡리 왕피천변에 위치해 있다. 국내 최초로 살아있는 민물고기를 전시해 놓은 곳이다. 1층 전시관에는 퉁가리, 동자개, 참종개, 각시붕어, 꺽지, 쉬리, 동사리 등 국내 각 지역에서 채집한 살아있는 민물어류의 사진자료와 표본, 대형 민물고기와 알 등이 전시돼 있다. 사라지고 잊혀져 가는 국내의 여러 민물고기들을 관찰하면서 우리나라 각종 토종 물고기와 어류의 생태를 공부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각 수조 아래에는 아이들 손높이로 조그마한 스크린과 버튼이 장치되어 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해당물고기에 대한 설명이 화면상에 나타난다. 학명, 사투리, 서식처, 식성과 특징, 용도, 분포지역, 형태, 성장과정 등과 함께 물고기상식코너-퀴즈가 나온다. 야외수조에는 비단잉어, 향어, 산천어 등 큰 고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며 물고기 먹어주기, 연어잡이 등 현장체험 학습장이 마련되어 있다.
▲성류굴
울진에 가서 성류굴을 안보고 올 수는 없다. 성류굴은 길이 472m로 다른 동굴에 비해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곳곳에 크고 작은 광장이 나타나 동굴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연무동석실, 은하천, 미륵동, 탑실, 용신지, 지옥동, 만물상, 초연광장, 수례동, 여의동, 보물섬, 음향동 등으로 이어지는 광장은 저마다 신비경을 뽐내고 있다. 각기 다른 종유석이 동굴을 떠받치고 있으며 천장에서 내려온 석순도 환상적이다. 동굴내의 온도는 사계절 15도로 서늘하다. 종유석과 석순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 해안도로
강구에서 축산으로 이어지는 '강축도로'도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지만 울진읍 수산교에서 원남면 오산리까지 10여km 해안도로도 빼놓을 수 없는 드라이브길다. 호젓한 길이다. 바다와 호흡할 수 있을 만큼 바다와 가깝다. 그래서 파도와 갈매기 소리가 지척에서 들리는 것 같다.
해수욕장과 망양정, 촛대바위, 고인돌 등도 중간중간에 있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근남면 동정리 항구는 올망졸망한 포구다. 갈매기가 긴원을 그리며 날고 있는 가운데 파도와 싸우며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낚시꾼들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작은 포구는 지금 출어 준비로 분주하다.
백사장에선 그물손질을 하는 어부들 사이로 피부가 까무잡잡한 동남아인도 끼어 있다. 도시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여유'. 이곳에 가면 그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가는 길
울진 가는 길이 예전에 비해 훨씬 가까워졌다.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가 완성됐기 때문. 대구 동구 도동에서 바로 고속도로로 올리면 된다. 그래도 하루에 다녀오기엔 벅차다. 1박2일을 권한다.
사진=박순국편집위원 toky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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