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하기도 전에 할아버지 손잡고 낚시하러 왔었죠. 그땐 비단잉어도 곧잘 잡혔는데…."
지난 1976년 안동호 주변 마을인 예안면 정산리 속칭 '마골'에서 태어나 줄곧 호수 주변에서 살아 온 김동걸(30)씨는 같은 해 준공된 안동댐과 동갑내기인 '댐동이'. 정산리에서 초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안동 시내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온 그는 외지생활이라고는 군대를 다녀 온 것이 전부일 정도로 토박이.
예안면에서 농협 직영 주유소일을 5년째 보고 있는 동걸씨는 그동안 댐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이어져왔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좋은지도 나쁜지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냥 친근하다는 점은 있지요. 호수변이 고향이니까요. 어릴 때 마을사람들이 경운기 2, 3대씩 나눠타고 호수변으로 가서 매운탕 잔치를 벌이곤 했는데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아쉬워요."
중학교 때까진 배를 타야 시내에 나가볼 수 있었던 동걸씨에게 뱃길은 불편하다기보다는 사춘기 학창시절 아련한 추억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 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평야 같은 넓은 땅이 물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면 왜 마을 어른들이 속상해하는지도 어렴풋이나마 느낄 뿐이다.
올해 서른이지만 동걸씨는 아직 미혼이다. 큰형(34)도 작은형(32)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아직도 사람들에게 정을 얻지 못하고 있는 동갑내기 안동댐과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애써 안동호를 자랑하는 걸 보면 동병상련도 느끼는 모양이다.
"요즘처럼 봄철 물안개 낀 이른 아침 안동호 풍경은 아주 아름답지요. 배스낚시대회에 온 외국인들이 탄성을 내지른답니다. 진달래꽃 산 속에서 꿩소리라도 들리는 날이면 호수변 산봉우리마다 메아리쳐 자연 그 자체를 몸으로 느낄 수 있어요."
안동'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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