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제조업체들의 '공동(共同) 마케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둘 이상의 업체들이 함께 마케팅을 펼쳐 비용 절감·매출 증가를 노리는 공동마케팅이 최근 불황돌파의 한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의류와 자동차, 핸드백과 노트북, LCD TV와 백화점, 주택업체와 백화점, 콜라와 MP3 등 기업들이 '윈 윈(win win)' 차원에서 펼치는 공동마케팅은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효과 때문에 그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류·가방과 노트북, 자동차가 만났어요."
지난해 말 패션 가방 전문브랜드 루이까또즈는 빨간색의 노트북 전용 핸드백을 선보여 업계 시선을 끌었다.
이 업체는 삼성전자 노트북 센스 Q-30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공동마케팅에 나서 그 결과물로 노트북 전용 핸드백을 출시한 것. 대구·롯데백화점에 입점한 루이까또즈 매장은 삼성 노트북을 전시하고, 삼성전자 매장은 루이까또즈의 핸드백을 선보여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삼성으로서는 명품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은 루이까또즈에 노트북을 접목해 제품 이미지를 명품 반열에 올려 놓았고, 루이까또즈로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였다는 점에서 '공동마케팅'의 성공적 본보기로 꼽히고 있다.
두 업체는 삼성전자의 MP3 플레이어 옙 전용 케이스도 내놓는 등 '패션과 디지털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지역 LCD TV 생산업체인 디보스도 롯데 전국 매장에서 디보스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공동마케팅으로 27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는 성공을 거뒀다.
디보스는 대기업에 뒤떨어졌던 인지도를 높였고, 롯데로서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제일모직의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후부는 미국 포드 자동차와 제휴해 최근 새로 '레이싱 라인'을 선보였다.
티셔츠나 재킷, 모자, 점퍼, 가방 등 의류와 패션용품 등 50여 상품에 포드의 로고와 포드의 인기 차종 색상을 접목시켜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았다.
BMW도 최근 컨셉트카 미니를 출시하면서 공동마케팅 파트너로 이탈리아 핸드백 브랜드 만다리나 덕과 손을 잡았다.
대구백화점 잡화팀 신재원 대리는 "차가운 이미지의 전자·자동차 업체가 감성을 중시하는 패션 업체와 만나면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주고, 기존 제품에 새로운 스타일과 이미지를 가미할 수 있기 때문에 패션과 이업종 간의 공동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합종연횡'하면 득이 많다=공동마케팅의 가장 대표적 형태 가운데 하나가 상품권 제휴. 동아백화점 경우 상품권 제휴업체가 갤러리아 백화점, 삼성플라자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 상품권으로 쇼핑은 물론 호텔 이용, 외식, 스포츠,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다 다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강화하는 중. 웅진과 함께하는 '우리 아이 천재일까? 웹스 무료 측정행사' 등 동종·이종업체 간 공동 이벤트 개최 등 다양한 제휴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수성구에 아파트를 분양하는 한 건설업체의 분양 홍보데스크를 매장 내에 설치하고 공동마케팅에 나섰다.
주택정보를 제공받으려는 고객들을 백화점으로 자연스럽게 유치할 수 있고, 건설사는 백화점을 찾는 고객을 상대로 분양 판촉활동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콜라와 MP3플레이어도 공동마케팅을 통해 조우했다.
애플이 지난해부터 펩시콜라와 함께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도 유럽에서 코카콜라와 다양한 방식으로 공동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양사의 제휴에 따라 코카콜라의 TV, 신문, 잡지 광고에 삼성전자의 MP3P가 함께 소개되고 있으며 삼성전자 MP3P 광고에도 코카콜라의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10곡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삽입돼 있다.
또 코카콜라 1병을 사면 노래 1곡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다운로드를 위해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삼성전자의 MP3를 선전하는 배너광고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신세계 이마트는 유한킴벌리, 빙그레와 함께 '상생마케팅'에 나섰다.
업체끼리 사전 기획을 통해 휴지류 및 유제품을 평균 20~30% 할인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추첨을 통해 금강산 여행권, 상품권 등을 증정해 업체의 이미지 고양은 물론 매출증가를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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