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의혹'사건…줄소환 예고

입력 2005-04-19 16:30:18

'유전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19일 오후 러시아 사할린 유전사업을 처음 계획했던 권광진 쿡에너지 대표를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함으로써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줄소환을 예고했다.

코리아크루드오일(KCO) 주요 주요였던 권씨는 이날 오후 1시 45분께 검찰청사에 출두해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의 개입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뭐라고 말씀을 못드리겠다. 난 죄가 없기 때문에 (이 의원 등에게 죄를) 덮어씌울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유전 인수계약서에 결함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권씨는 "계약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변호사가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라고 답변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착수 후 첫 소환한 권씨를 상대로 부동산개발업자인 전대월 하이앤드 대표(수배중)에게 유전사업을 제안한 배경과 전씨가 이 의원을 통해 지질학자 허문석씨(현재 인도네시아 체류중)를 만나고 철도청(현 철도공사)이 유전사업에뛰어든 과정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권씨가 그간 기자들과 만나 '이광재 의원이 이번 사업에 처음부터 끝까지 연관돼있었다'고 한 주장과 관련, 실제로 이 의원이 유전사업에 개입됐는지에대해서도 추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날 권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정식 고소한 것으로확인됐다. 검찰은 이 의원의 고소 사건을 '유전 의혹' 사건을 맡고 있는 특수3부에 배당할지 아니면 다른 부에 넘겨 수사토록 할 지 검토 중이다.

검찰은 권씨 외에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참고인 2∼3명에 대해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철도공사와 철도교통진흥재단, 우리은행 등 실무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를 벌인 뒤 이르면 금주 중반부터 감사원에 의해 수사의뢰된 왕영용 철도재단 이사장 등 주요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KCO가 러시아 알파에코와 체결한 페트로사흐의 인수계약서에 첨부된 사할린 유전개발 관련 라이선스 3건 중 1건(오호츠크해 해상광구 탐사권)에 러시아 정부의 서명과 스탬프가 빠져있다는 차윤호 러시아 변호사의 의견을 무시하고 KCO가 무리하게 유전 사업을 진행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건 본질 규명에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이 입수한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베이커&맥킨지의 실사보고서에는 "페트로사흐가 2002년 2월부터 5년 간 오호츠크해 사업권을 허가받을 당시 관계당국의 인허가 및 신고절차를 마쳤다는 자료를 제출받지 못했다. 하지만 페트로사흐가 이미 4년간 오호츠크해 사업을 수행해온 점에 비춰 러시아 검찰 등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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