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Best 라이프-목 통증·어깨 결림 권정란씨

입력 2005-04-19 11:37:48

'권정란씨의 운동일지'

◇ 3월 10일 목요일(첫 진단)

두 장의 X-ray 사진을 찍었다. 왼쪽과 오른쪽 골반이 어긋나 있고 척추도 조금 휘어져 있다. 또 목뼈도 몇 개 틀어져 있다. 평소 전문가의 말이라도 내 나름대로 판단하고 내 생각과 어긋난다 싶으면 믿지 않는 고약한 버릇이 있었지만 오늘 의사 선생님의 설명은 왠지 믿음이 갔다. 처방전을 받자마자 바로 운동에 들어갔다. 첫날이라 긴장한 탓인지 운동이 무척 힘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완전히 뻗어버렸다. 몸이 너무 아프고 힘이 드니까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 3월 15일 화요일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언제 해놓았는지 벌써 집안일을 끝내놓았다. 그동안 끙끙대는 나를 보며 무척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딸 아이도 덩달아 내 어깨를 주물러 준다. 남편이 퇴근해서 저녁 준비하는 나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내가 쓰러져 있을까봐 초인종도 누르지 않은 채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왔단다. 정말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 3월 23일 수요일

우연히 클리닉 1층 로비에서 건강 이벤트 1차 참가자들의 기사를 읽었다. 그 중 이순자씨의 사연을 읽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분 아들이 늘 자기 엄마에게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부른다는 대목 때문이다. 우리 남편도 늘 나보고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놀리는데…. 남편은 "당신은 입 빼고 안 아픈 데가 어디 있냐"며 자주 농담을 한다. 정말이다. 결혼하고 몇 년 지나고서는 늘 피곤하고 아팠던 것 같다. 그런 날이면 집안일도 남편이 대신 해주고 전신 마사지도 해줬다. 딸 아이한테도 항상 미안하다. 나를 챙겨줄 때는 내가 엄마인지 딸 아이가 엄마인지 헷갈리기까지 한다. 아픈 몸이 많이 좋아졌다. 어깨 통증은 거의 사라졌고 목 통증도 예전에 비해 훨씬 덜하다.

◇ 4월 1일 금요일

오늘 아침 눈을 떠자마자 정말 죽을 듯이 아팠다. 전신이 쑤시는데 감당이 안 되었다. 그래도 몸을 꾸역꾸역 일으켜 클리닉을 찾았다. 몸이 아파 운동을 쉬엄쉬엄 하다 보니 몸이 서서히 가벼워졌다. 운동사가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피로를 쉽게 느끼므로 절대 욕심을 내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해줬다. 이런 말을 명심하고 운동을 계속 했더니 컨디션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 4월 4일 월요일

너무 기분이 좋다. 일어났을 때 몸도 가볍고 목 통증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목을 좌우로 앞뒤로 돌려보았다. 뒤로 젖혔을 때 무언가 걸리는 것 같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도 옆에서 덩달아 싱글벙글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좀 나아봐라"며 욕심을 낸다. 목 통증이 완치되지는 않더라도 지금 상태에서 더 심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2주 정도 더 열심히 해서 그렇게 되기를….

목 통증과 어깨 결림을 호소했던 권정란(38'여)씨. 평소 약골이라 운동 초반에는 적응하는 것 자체가 무척 벅찼다. 며칠간 운동을 끝내면 온몸에 진이 빠지듯 지쳐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요즘은 감도 잡고 요령도 생겨 운동이 훨씬 수월해졌다.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한 것.

하지만,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다. 권씨는 목 통증보다 더 골치 아픈 '근섬유통증 증후군(Fibromyalgia Syndrome'본지 3월1일자 13면 참조)'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근섬유통증 증후군은 운동사에겐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며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이종균 운동사는 또 한번 "오, 마이 갓"을 외쳤다. 근섬유통증 증후군은 웬만해선 완치가 불가능하고 치료를 해도 쉽게 진전되기 어렵다. 설사 낫는다 해도 재발할 가능성이 큰 난치병이다보니 한숨이 나올만도 하다.

그래도 권씨는 이를 악물고 한 달을 버텼다. 그런 노력은 분명 결실을 보았다. 통증의 주요인으로 여겨지던 경추의 비정상적인 배열이 바로잡히고 어깨 프레스와 같은 운동을 반복함으로써 처진 어깨도 정상적으로 당겨 올려졌다. 아직 목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남아있긴 하지만 치료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한 정도다.

문제는 섬유근육통으로 인한 만성피로증. 이를 줄이기 위해 권씨는 요즘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함께 마그네슘과 아연 등의 영양 보충제를 먹고 있다. 담당 운동사 배현주(25'여)씨는 "권씨의 경우, 앞으로 무리하지 않고 집에서 수시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권씨는 요즘 작은 생활의 변화가 무척 크게 와닿는다. "과거에는 남편이 장난을 걸면 짜증부터 냈는데 이젠 다 받아줘요." 몸 상태가 좋아지니 기분이 나아지고 여유도 생긴 덕분이란다. "아침에 일어나면 한동안 못 일어날 정도로 온몸이 뻐근했는데 이제는 벌떡 일어날 수 있다." "예전엔 몸이 아프면 저녁준비도 못했는데 이젠 빠트리지 않는다." 등등. 시시콜콜한 일까지 늘어놓는 권씨의 얼굴에선 벌써 당당한 주부로서의 자신감이 배어있었다.

글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사진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주요 운동

▷어깨프레스=벽을 등지고 똑바로 선다. 주먹을 살포시 쥐고 양팔을 어깨와 수평이 되도록 벌린 후, 양팔을 구부린다. 그런 다음 양팔을 90도 위로 쭉 편다. 이 운동은 어깨 쪽의 상승모근을 강화해 어깨를 전체적으로 올려준다. 10회씩 3번 반복한다. 특히 어깨가 많이 처진 여성들에게 효과적이다. 조금 익숙해졌다 싶으면 1㎏ 아령을 사용해 강도를 높인다. (가→나)

▷벽 마주보고 양팔 뻗기=벽을 마주보고 양팔을 구부린 채 어깨 너비로 벌려 고정시킨다. 그런 다음 양팔을 45도 방향으로 쭉 올린다. 이때 엄지손가락은 바깥쪽으로 추어올린다. 이 운동은 견갑골의 정렬을 맞추어주는 효과가 있다. 10회씩 2번 반복한다. (다→라)

★알림:마라톤이나 등산, 테니스 등 운동을 심하게 해서 발목이나 무릎,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분들을 모집합니다. 참가를 희망하시는 분은 자신의 신상(성명'나이'성별'주소'직업'연락처 등)과 증상을 구체적으로 적어 apolonj@imaeil.com으로 보내주세요. 문의:스포츠생활부 053)251-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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