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오늘-서윤복 보스턴마라톤 우승

입력 2005-04-19 11:53:28

"한국의 완전독립을 염원하는 동포들에게 승리를 선물로 바친다. 나의 우승은 1910년 이래 일본의 지배를 받아왔고, 4천 년의 역사에 빛나는 한국의 완전독립을 염원하는 삼천만 민족에게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1947년 4월 19일 보스턴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25분 39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서윤복 선수는 우승 소감에서 이렇게 밝혔다.

14세 때 육상을 시작한 그는 1946년 제1회 전조선마라톤대회, 제1회 전국육상선수권대회, 10월 전국체육대회를 모두 제패하며 손기정'남승룡과 함께 보스턴대회 초청을 받았다. 그러나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 그에겐 차비 마련도 힘들었다. 각계 각층의 도움을 얻어 겨우 미 군용기를 얻어 타고 보스턴에 갈 수 있었다. 대회 우승도 잠깐, 돌아올 차비가 없어 미국에 도착한 지 43일이 지나서야 동남아'일본을 거쳐 인천으로 가는 화물선을 얻어타고 출항 18일 만에 인천항에 도착했다.

항구는 그를 환영하는 인파들 손에 들린 태극기로 물결쳤다. 서울 시민들이 가가호호 30원씩 걷어 마련된 환영식이 며칠 뒤 비원에서 열렸다. 이승만 박사도 기쁨을 함께했고, 김구 선생은 그에게 '足覇天下(족패천하:발로 천하를 제패했다)'라는 휘호를 써주며 크게 기뻐했다.

손기정'남승룡부터 훗날 황영조'이봉주까지, 배달민족의 마라톤 실력은 어느날 그저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1824년 영국 낭만파 시인 조지 바이런 사망 ▲1897년 제 1회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 개최 ▲1960년 4'19혁명 발발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방한.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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