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 반만 본 산
돌아와서 다 뵙디다
눈에는 낡았던 절
가슴에는 불입디다
뜨는 눈 감는 사이가
부침인가 봅니다
섬은 서해 서녘
가뭇 가는 돛배였소
산숲은 높이 걸린
바람 받은 돛이었소
절이야 애당초 그 배에
실린 꿈이었다오
정완영 '전등사'
강화도에 있는 전등사라는 고찰을 참으로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직접 보면 더 잘 보일 텐데도 찾아갔을 때는 반만 보았다고 해놓고 '돌아와서 다 뵙디다'라며 묘한 귀띔을 한다.
눈에는 낡았던 절이었으나, 가슴에는 불이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섬을 가뭇 가는 돛배로, 산숲을 바람 받은 돛으로 본 것도 흥미로운데, 절을 그 배에 실린 꿈이었다고 하여 '정말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봄꽃이 다 지기 전 꼭 한번 찾아가 보았으면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전등사, 마치 노시인이 정겨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이정환(시조시인)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