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발생 10여 년이 지났지만 그 악몽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실종사건 수사 당시 범인이 실종된 소년들의 아버지 가운데 1명이라고 주장했던 교수가 유족들로부터 다시 고소를 당하는가 하면 사건을 담당했던 전직 경찰이 유골 감식을 했던 법의학 교수를 상대로 수사기밀을 누출했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도 밝혀진 것.
실종 소년들 중 1명의 아버지(2001년 사망)의 동생 김모(47)씨는 모 시사주간지에 실린 김가원(51·전북 모 대학 겸임교수) 교수의 인터뷰 기사로 인해, 사망한 형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지난 2월 전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교수는 지난 2월 17일자 모 시사주간지의 인터뷰 기사에서 "개구리 소년 사건을 새삼 거론하는 것은 당시 내가 내린 오판에 대해 개인적으로 해명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실종된 소년들의 아버지 가운데 1명이 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며 이는 시간이 갈수록 심증이 더욱 굳어간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실종사건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96년 모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범인은 실종소년들 중 1명인 김모군의 아버지이며 아이들이 그의 집에 묻혀있다"는 주장을 펴 경찰이 김씨 집에서 발굴작업을 벌였으나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당시 김 교수는 김군 아버지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해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은 뒤 사표를 냈었다.
김 교수는 최근 "인터넷 소설을 보고 찾아온 시사주간지 기자와 인터뷰한 것은 사실이나 기사 내용은 전혀 다르며, 범인이 김군의 아버지라는 당시 판단은 오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개구리소년 사건' 담당 전직 경찰관이 유골 감식을 했던 경북대 의대 법의학 교수들을 상대로 수사기밀을 누출했다는 이유로 지난 2월 검찰에 고소했다.
김씨는 경북대 의대 법의학 교수 2명이 지난 2002년 개구리소년 유골 감정 결과를 발표한 것이 수사기밀 누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법의학 교수는 "수사관이 아닌 법의학자가 유골에 대한 감정 결과와 법의학적 사항을 발표했을 뿐인데 이를 놓고 수사기밀 누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지난 91년 3월 대구 성서초교 학생 5명이 "도롱뇽 알을 찾으러 간다"며 인근 와룡산에 간 뒤 실종된 사건으로 11년이 지난 2002년 9월 26일 와룡산에서 실종소년의 유골 4구와 신발 5켤레가 발견돼 실종 13년 만인 지난해 3월 26일 5명의 합동장례가 치러졌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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