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五感)이란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고 냄새를 맡는 감각을 말한다.
이러한 오감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통의 감각이고 어떤 것이 아름답고 어떤 것이 맛있고 어떤 촉각이 좋고 어떤 냄새가 향기로운가는 인류 모두가 공통적으로 동일한 평가기준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나 각각의 민족별로 또는 지역별로 시대별로 이러한 오감의 평가기준은 다양하다.
즉 오감의 평가기준은 문화적인 현상이다.
지금은 아름다운 여성의 기준 중의 하나로 팔등신의 날씬한 체형을 꼽는 느낌이 있다.
그러나 중국의 당나라시대에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풍만하고 건강한 체형을 꼽았고, 그러한 당나라 사람들의 미적기준은 불상에도 반영되어 아주 마르고 날카로운 북위시대의 불상과는 달리 당나라 때 제작된 불상은 풍만하고 부드러운 체형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당나라의 고분벽화에서도 묘사되고 어쩌면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일본 나라(奈良)에 있는 다카마츠 무덤에 있는 벽화에 나오는 여성들의 모습에도 보인다.
아마도 당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유행했던 아름다움의 기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30, 40년 전만 해도 며느리를 고를 때 복스럽게 생겼다는 것을 중요한 기준으로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때는 마르고 늘씬한 체형을 가진 사람보다는 당나라 때 벽화에 묘사된 여성들처럼 풍만하고 복스러운 그래서 건강하고 심성도 고운 사람을 선호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소리는 음악과 관련되고 이것은 소비자층으로 생각되는 사람들의 음악과 관련된 문화적 취향을 고려하여 CD 등의 음반을 만들 때 음반 산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춤동작과 음악 그리고 좋아하는 얼굴스타일에 대한 자료조사를 하고, 그와 비슷한 후보를 골라 3년여 춤동작과 가창법 등을 연습시킨 후 일본의 저명한 음반유통회사와 공동으로 일본에서 데뷔시켜 성공한 인기가수 보아는 이러한 문화적 취향을 감안하여 성공한 대표적 예이다.
앞으로 중국에 맞는 가수의 양성도 가능할 수 있다 하겠다.
또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맛있는 먹을거리를 개발하여 상품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주요 고객으로 생각되는 사람들의 입맛취향이 먹을거리를 개발할 때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리고 영화산업이나 영상산업 등은 볼거리와 관련되고 영화 등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감정적 취향을 꼭 고려해서 만들어야 성공할 것이다.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겨울연가'를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옷의 경우도 단순히 몸을 가리고 역할 이외에도 패션의 기능을 중시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경향이었는데 앞으로는 건강상태의 점검과 옷 속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하는 기능과 같은 웰빙을 고려한 요소도 가미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민족별로, 계층별로 또는 지역별로 사람마다 옷의 패션과 웰빙 요소에 대한 평가기준이 다른데 이것은 순전히 문화적인 것이다.
따라서 주요 대상고객들의 옷에 대한 문화적 기준을 이해해야 한다.
앞에서 보여주듯 사람의 오감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중요한 감각이다
현대의 모든 상품은 따지고 보면 모두 이 오감을 즐겁게 해주거나 편안하게 해주는 데 쓰인다.
따라서 상품의 판매를 늘리려면 사람들의 오감을 어떻게 상품의 기능에 반영할까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잠재적 고객의 문화적 취향을 배워서 이해해야 한다.
대구·경북과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는 기술과 문화를 얼마나 잘 접목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 베벌리 힐스 사람들의 문화적 취향을 잘 이해해야 그들이 사지 않을 수 없는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세계 여러 곳 사람들의 문화적 취향을 모아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이것이 곧 '인류학박물관'이다.
이제 대구는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전략의 하나로 세계 여러 지역 사람들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인류학박물관을 만들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폐쇄적인 대구가 아닌 세계로 열린 발전하는 대구를 위해 있어야 할 문화 인프라가 인류학박물관이다. 김권구 계명대 교수·한국문화정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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