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 종합복지관 스포츠댄스

입력 2005-04-12 09:02:23

나이잊고 흥겹게~ 차차차'인생

"베사메 베사메무쵸∼ 투 쓰리 차!차!차!" "걷고 걷고 차!차!차!"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이 되면 칠곡군 왜관읍 종합복지회관은 흥겨운 음악소리로 떠들썩하다.

지난달말 기자가 찾은 이곳의 2층 스포츠댄스 강의실. 60, 70대 노인 40여 명이 짝을 지어 흥겨운 차차차 리듬에 맞춰 경쾌한 스텝을 밟는다.

스포츠댄스에 열중하는 동안만은 모두들 30대로 돌아간다.

부부끼리 짝을 이룬 3팀도 눈에 띈다.

나머지는 모두들 여자끼리 짝을 맞췄다.

남학생(?)이 귀하기 때문이다.

차차차에 이어 이번에 자이브 춤을 선보인다.

멋스런 어깨춤으로 시작해 리듬이 빨라질수록 흥겨워진다.

춤추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자도 엉덩이가 들썩거릴 정도로 덩달아 신이 난다.

누가 이들을 노인들이라 했던가. 20여분 동안 리듬에 맞춰 꽤 힘든 몸짓을 한 탓에 땀이 비친다.

그래도 얼굴은 한결같이 행복한 표정이 넘친다

제일 앞쪽에 자리잡은 김옥(71)·김화숙(71)씨 커플. 머리띠에 새빨간 치마, 반짝이를 단 검정색 댄스복까지 갖춰입는 등 한껏 멋을 부렸다.

10년 단짝인 이들은 호흡이 척척 맞는다.

"연말에 정식으로 대회에 나가 보려고…호호호." 김화숙씨가 밝게 웃는다.

웃는 모습이 하회탈처럼 순박한 김옥씨는 "댄스 스포츠가 너무너무 즐겁다"며 리듬에 몸을 맡긴다.

이들은 모두 칠곡군 장수 대학생들이다.

춤이라고는 대부분 처음이지만 모두들 몸짓이 유연하다.

지금까지 거의 한달 동안 자이브를 익혔는데 차차차 춤은 오늘 처음 배웠다.

자이브를 시작하기 전 여강사가 "자이브는 발이 뒤로 하나! 둘! 원, 투 잊어버리지 않았지요?" "시선은 작꿍의 눈을 마주치세요. 땅을 쳐다보지 …"라며 거듭 당부한다.

스포츠댄스반은 노인들에게 인기 절정이다.

종합복지회관 박명자 사회복지담당은 "개강한 지 한 달이나 됐지만 결석자는 단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먼저 등록을 하려고 새벽 4시부터 복지회관에 나와 줄을 서는 사람도 있다.

스포츠댄스반 학생들은 여름과 겨울에 한달씩 하는 방학을 없애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강사가 오지 않으면 자기들끼리 모여 동작연습을 하는 등 모두 열성이다.

종합복지회관의 장수대학 학생들은 스포츠댄스뿐만 아니라 올해 처음 개설한 '가요반'과 '난타반'에도 열의가 높다.

60, 70대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나이를 거꾸로 먹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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