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증식을 위해 개인도 재무제표를 쓰자.'
차 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한 차계부나 생활비를 관리하는 가계부를 쓰는 사람은 많지만 자산을 관리하고 증식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쓰는 사람은 드물다. 요즘 은행에서는 고객들의 재무상태를 점검, 자산을 관리하고 불리는 방법을 안내해 주고 있다. 2천만~3천만 원선, 비교적 적은 규모의 현금자산을 지녔더라도 고객이 원할 경우 은행으로부터 재무 분석과 투자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은행의 권유를 받아들여 재무분석에 나선 김모(60)씨의 경우를 살펴보자. 김씨의 재무 분석과 투자 상담은 재무상태표, 현금 흐름표, 현재의 포트폴리오 구성 등으로 진행됐다.
재무상태표를 보면 자산부에는 총자산이 15억6천805만 원으로 돼 있고 부채는 없는 걸로 나타난다. 자산부에는 현금등가물로 자유저축, 양도성예금증서, 7개의 정기예금이 기록됐으며 골프회원권 등 투자자산은 없다. 사용자산은 상가, 아파트, 단독주택 등 모두 9억6천610만 원으로 나와 있다.
현금 흐름표를 보면 김씨는 수입항목 중 근로소득, 사업소득, 배당소득은 없고 월평균 250만 원의 이자소득과 20만 원의 임대 소득이 있다. 지출 고정비 중 대출이자, 관리비, 공과금, 교통비, 자녀 교육비 등은 없이 생활비로 월 120만 원, 연간 1천440만 원을 쓴다. 지출 변동비 중 피복비, 세탁비, 여행비, 외식비, 자기계발교육비, 헬스케어, 품위 유지비, 식료품비 등은 없는 걸로 돼 있다. 연간 수입 중 나머지 1천800만 원은 월 150만 원씩 정기적금으로 넣는다.
김씨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등으로만 이뤄져 있고 채권형'혼합형'주식형 상품은 아예 없다. 더 바람직한 재테크 플랜은 없을까? 김씨는 부자지만 자녀들을 다 키웠고 근검절약하며 극히 안정지향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투자성향이 안정지향형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수익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금융자산의 30~40%를 혼합형이나 주식형 상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은행 분석이다.
김씨처럼 꼭 일정 규모의 자산이 있어야 재무제표 작성이 필요한 건 아니다. 자녀 교육비, 노후 생활비 등을 걱정하며 사는 평범한 이들도 개인 재무분석을 해가며 삶을 꾸려나갈 때 돈 걱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
월 수입, 자녀 수, 건강 상태 등 모든 요인과 장래 평균수명을 바탕으로 노후의 생활비용을 산출하고 확보 방안을 강구하면 삶을 안정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재무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듯 하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져 번거로움도 줄어든다"며 "경제교육적으로도 중요하므로 부모와 자녀가 같이 재무 분석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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