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쇼크'...관련업종 후폭풍

입력 2005-04-11 11:05:58

소아과·놀이방·유아용품점 등도 타격

'저출산 쇼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출산율 하락추세는 이미 정부 예상치를 넘었다. 소아과, 산부인과가 잇따라 문닫는가 하면 유치원생, 초등학생 수가 줄어 어린이 놀이방, 유아용품점 등 관련 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가임여성의 평생 출산력을 나타내는 '합계 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2002년 1.19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2010년 전망 수준인 1.3명보다 더 떨어졌다.

신생아 수도 30년 전 100만7천 명에서 49만3천 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대구지역 출산율도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95년 3만8천699명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 2003년 2만4천331명으로 떨어졌다.병원은 심각한 저출산 후유증을 경험하고 있다. 대구시 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한해 폐업한 대구지역 산부인과·소아과는 모두 36곳으로 같은 해 개업한 34곳을 앞질렀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경우 분만건수가 2, 3년 전 월 300~400건에서 올 들어 150여 건으로 줄었다. 김종인 산부인과 교수는 "분만건수가 연간 1만 건에서 30~40%가량 줄어들 정도로 대구지역 산부인과 환자 감소추세가 뚜렷하다"고 우려했다.

시내 한 소아과 원장은 "환자 수가 급감, 개업했다가 다시 병원 고용의사로 들어가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환자 부족현상이 심화하자 일부 산부인과는 일반 여성질환이나 피부·비만관리를 곁들이는 '여성의학과'로, 소아과는 '소아청소년과'나 '소아비만과'로 전문영역을 넓히고 있다.

초등학생 수도 줄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교 201곳의 학생 수는 22만2천 명으로 오는 2010년에는 17만800명 선으로 감소한다. 심경용 수용계획담당은 "학급당 인원수는 수년째 31.3명에 머물러 있지만 2010년쯤에는 OECD국가 수준인 30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도시와 농촌 학교 간 불균형도 심각하다. 현재 도심의 경우 학교용지 마련이 어려워 학급당 인원이 40명 안팎에 달하지만 달성군 농촌지역 일부 초등학교는 8~16명가량이 고작이다. 농촌 폐교가 더욱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

시교육청 초등교육과 담당 장학사는 "자녀 수가 적다 보니 영재 교육을 요구하거나 방과 후 특별지도를 못마땅해 하는 등 학부모들의 과잉보호가 많다"고 말했다.유치원 원아 수도 줄고 있다. 대구 유치원 연합회 양영식 원장은 "현재 시내 공·사립 유치원은 260곳으로 줄었으며 매년 10곳가량 문을 닫고 있고 인가 정원에 못 미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어린이 놀이방도 마찬가지. 달서구 한 놀이방 관계자는 "10여 년째 놀이방에 20여 명의 영아를 돌보고 있는데 최근엔 영아 숫자가 5명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아용품점도 매출이 예년보다 20~30%가량 떨어져 울상이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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