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과거청산은'현재 진행형'

입력 2005-04-11 11:15:15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과 달리 독일의 과거사 청산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독일은 나치에 희생된 유태인들의 영령 추모비인 '홀로코스트 만말(mahnmal)'을 오는 5월10일 완공, 다양한 개막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특히 개막행사에 맞춰 이스라엘의 카차브(Katsav) 대통령이 독일 의회에 참석하는 특별행사가 계획돼 양국 관계 정상화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홀로코스트 만말의 부지는 베를린 심장부인 브란덴부르크문 인근으로 19세기 말까지 독일제국의 왕실시설, 바이마르 공화국 때 대통령 집무실이었으나 나치 치하에선 선전상 괴벨스의 지하벙크로 사용됐다. 인근에 히틀러 지하벙커가 있다. 부지 5천800여 평에 2천400억 원을 들여 2년여 만에 조성되는 추모비는 2천711개의 검은색 직육면체 형태로 , 추모비 지하에 유태인 학살 등 관련 학습안내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 추모비는 저명한 언론인인 레아 로쉬와 역사학자인 에버하르트 예겔이 주도해 지난 1988년 발기대회를 가졌으나 15년간 찬-반 양론이 맞섰다. 하지만 독일은 유태인 학살에 대한 철저한 자기 반성과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거청산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미래지향적 역사 인식에서 추모비 건립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2월 초 이스라엘을 방문했고, 독일 피셔 외상도 3월 초 예루살렘에서 개막된 '홀로코스트 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했다.독일은 이외 브란트 전 수상이 지난 1970년 폴란드를 방문, '바르샤바 유태인 게토'에서 무릎을 꿇었고 이후 동방정책을 추진해 독일 통일의 밑바탕을 만들어 냈다.

헬무트 콜 전 수상도 지난 1984년 2차대전 중 희생된 프랑스인들의 묘지에서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과 손잡아 화해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후 독-불 관계가 크게 개선돼 2003년 1월엔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과 독일 슈뢰더 총리가 '독-불 우호협약 40주년'을 기해 공동의 대외안보정책을 수립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슈뢰더 총리는 또 지난해 8월엔 2차대전 중 바르샤바 시민이 봉기해 63일간 나치에 저항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베를린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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