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분양부터 수확까지… "사이버팜 신청만 하세요"

입력 2005-04-11 09:43:19

김천 옥계마을 '보람이 농장'

인터넷으로 자신의 사과나무를 분양받아 인터넷으로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수확의 기쁨까지 만끽할 수 있는 '사이버 팜'이 등장했다.

김천시 조마면 대방1리 속칭 옥계마을에 위치한 '보람이 농장'. 사과 과수원 6천 평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곳이다.

이 농장에선 인터넷 홈페이지(www.boramfarm.net)를 통해 사과나무를 분양한다.

사과 한 품종만으로 사이버 팜을 운영하는 곳은 국내에서 이곳 뿐이다.

5~6년생 후지 한 그루의 분양가는 1년에 8만2천 원. 일반적으로 한 그루에서 사과 25kg(90~100개)이 수확 가능해 15kg 상자당 10만 원을 오르내리는 예년의 사과 값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이라는 게 농장 측의 설명. 만약 분양받은 사과나무에서 사과 25kg을 수확하지 못할 경우 농장 측이 부족한 양을 모두 보태준다.

그 이상의 사과를 수확한다면 물론 다 가져도 되고 양이 많아 한 번에 다 못가져가면 농장 저장창고에 보관했다가 명절 등 필요할때 택배로 받을 수 있다.

나무 관리는 물론이고 사과를 택배까지 해 주기 때문에, 농장을 한 번도 찾지 않고 인터넷으로 농사를 지어도 되지만 자녀들과 농장을 찾아 사과나무를 손수 관리하고 수확까지 한다면 더 큰 기쁨일 것이다.

사이버 농장을 운영하는 박병윤(50) 백정숙(48)씨 부부는 24년째 이곳에서 사과농사만을 짓고 있다.

이들 부부는 철저히 친환경농법만을 고집한다.

열과(흠있는 사과) 또는 새송이버섯 뿌리와 꽃·잡초 등을 혼합해 만든 액비, 버섯재배 톱밥과 한약찌끼 등으로 만든 퇴비를 사용해 재배한 사과여서 껍질째 먹어도 좋다고 한다.

올초 분양을 시작할 땐 신청자가 있을까 하는 다소 걱정도 했지만 입소문 나면서 대구, 대전, 서울, 경기도 등 외지인들도 찾아와 현재 100주나 분양됐다

부부의 하루 영농 일정은 빡빡하다.

오전 6시부터 분양된 사과나무를 중심으로 농삿일을 시작해 오후 7시쯤 일을 마치면 곧장 인터넷 홈페이지 관리에 나선다.

분양자들의 이름표가 붙은 사과나무의 사진을 찍어 올리고 대화방을 통해 매일매일 사과나무 이야기 꽃을 피운다.

송근배(43·대구시 국우동)씨는 "자녀들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것 같고 가족 야외나들이 할 기회도 생길것 같아 2주를 분양받았는데 사과 꽃 향기와 빠알간 사과가 벌써 눈앞에 아른거린다"고 말했다.

김진환(52·김천시 남산동)씨는 "부부 모임하는 친구 6명이 곗돈으로 1주씩 분양받았다"고 말했다.

보람이 농장에선 민박(하루 1만원)도 가능하다.

054)435-6841.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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