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이달말 방한예정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를 통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방한했던 일본 자민당의 고바야시 유타카(小林溫) 참의원은 지난 8일 저녁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일한의원연맹회장인 모리 전 총리가 고이즈미 총리의 메시지를 갖고 이달중 방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이 10일 전했다.
전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고바야시 의원은 8일 저녁 박대표와 30여분간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일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박대표께서 도와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은 동아시아 근린국들과 평화로운 공존과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면서 "과거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고, 독도와 교과서 왜곡문제 등을 즉시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앞서 고바야시 의원은 8일 오후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을 면담,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문제로 악화된 최근 한일관계에 대한 고이즈미 총리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0일 "모리 전 총리는 방한에 앞서 지난 7일 고이즈미 총리를 면담했으며, 면담에서 나타난 최근 한일관계에 대한 고이즈미 총리의 입장을 고바야시 의원을 통해 구두로 문의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리 전 총리가 문의장에게 보낸 친서에는 당의장 당선 축하와 교통사고에 따른 안부 그리고 최근의 한일관계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고이즈미 총리의 메시지는 전혀 포함돼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은 "모리 일한의원연맹회장이 문의장에게 보낸 친서에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고이즈미 총리를 언급한게 없으며, 고이즈미 총리의 메시지도 없다"면서 "다만 양국간의 긴장관계가 계속되지 않도록 하는 해야 한다는 기류가 일본내에 조성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바야시 의원이 전한 최근 한일관계에 대한 고이즈미 총리의 입장에 대해 문의장 등 우리당 핵심 당직자들은 함구하고 있지만 고바야시 의원은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리 회장이 지난 7일 고이즈미 총리를 만나 '한일간의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는 뜻을 전했으며, 고이즈미 총리도 동감을 표시했다"고 밝힌바 있다.
일각에서는 한일 양국의 정치권이 최근의 악화된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모리 전 총리의 이달말 방한을 계기로 나름대로 해법을 모색한 뒤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타결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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