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진상규명' 강연회…유족 등 100여명 참석
7일 곽병원 문화공간에서 인혁당재건위 사건으로 희생된 고 서도원(당시 52세)씨 등 8명을 기리는 '4·9통일열사 진상규명, 명예회복과 정신계승을 위한 증언 및 강연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 희생자의 30주기를 맞아 6일부터 8일까지 벌어지는 추모제의 일환으로, 유족과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고 하재완(당시 43세)씨의 부인 이영교(71)씨는 강단에 올라 "목욕하러 나간다고 집을 나선 뒤 남편의 소식이 끊겨버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인이라면 통일을 염원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밀실재판에서 남편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살해당했고 남편을 잃은 뒤에도 동네 사람들의 따가운 눈초리 속에 살아야 했다"며 "억울하고 분한 것을 다 털어놓자면 인내심을 잃을까봐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하겠다"고 했다.
성균관대 사학과 서중석(57) 교수는 "당시 순진해서 그랬는지 유신권력을 너무 몰라 사형선고를 받은 선배들이 실제 처형되리라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정권욕에 눈이 멀어 통일의 희망을 짓밟은 유신정권은 국민에 대해 배신행위를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974년 '북한의 지령으로 서도원씨 등 23명이 인민혁명당 재건위를 구성해 학생들을 배후 조종하고 국가전복을 꾀했다'는 중앙정보부의 발표가 있은 뒤 사형선고를 받은 피고 8명에 대해 대법원 상고가 기각된 지 20여시간 만에 형이 집행돼 국내외에서 인권침해를 이유로 많은 비난을 받았던 것이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다.
'4·9통일열사 30주기 추모제 준비위원회' 함종호 상임대표는 "이번 추모제가 아픔을 나누면서 이 사건의 꼬인 매듭을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현재 국가정보원의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우선 조사대상으로 선정, 조사 중이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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