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홈텍스타일 업체들 '봄특수'

입력 2005-04-06 16:51:43

봄바람 타고 매출 '껑충'

완연한 봄내음과 함께 겨우내 칙칙했던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하는 주부들이 많다.

전국 홈텍스타일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 홈텍스타일 업체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대구 북구 산격동에 있는 홈텍스타일 업체 (주)보라인터내셔널. 이불, 침대커버, 쿠션 등 대형소매점으로 납품할 물량을 확인하느라 직원들 손놀림은 분주하기만 하다.

"최근 내수경기가 살아나면서 주문이 부쩍 늘어 한층 신이 납니다.

" 콧노래가 나오는 현장이다.

◆"올 매출 20% 늘 것"

지역 홈텍스타일 업체들이 '봄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마졸리끄'라는 브랜드로 모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보라인터내셔널은 최근 또 매진을 기록했다.

1시간 방송에 2천 세트를 팔아 1억5천만 원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 오세구 대표는 "소비심리 회복과 봄의 절묘한 결합으로 최근 주문이 꾸준히 늘어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커튼을 만드는 (주)자수만도 봄을 맞아 지난해 겨울보다 주문이 두 배 늘었다고 즐거워했다.

최근에는 수출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많다.

들쭉날쭉한 내수경기에 의존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 홈텍스타일 시장은 의류 시장보다 높은 연평균 4%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29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05 홈텍스타일 차이나'에 지역에서도 4개 기업이 참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중국에이전트를 통해 참가한 기업도 적잖다"며 "최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크게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자수만 김태헌 부장은 "홈제품은 대부분 내수에서 수출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최근 중국산 저가 공세에 시달리는 의류에 비해 홈텍스타일 제품은 수출시장에서 틈새로 부각되고 있다"라고 했다.

◆디자인을 키워라

1998년에 설립된 보라인터내셔널은 창사 이래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오 대표는 디자인학과 출신답게 사내 4명의 디자이너를 주 2회 이상 서울 등지로 시장조사를 보낸다.

해외 전시회에도 자주 가게 한다.

덕분에 2002년 디자인벤처기업으로 지정됐다.

최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퀼트를 주제로 한 '패치워크'(작은 조각천을 이어 붙여 1장의 천을 만드는 수예) 제품 역시 이 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이 회사 디자인팀 이일선 과장은 "중국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디자인"이라며 "홈제품에서 디자인이 빠진 제품은 생명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퀼트제품을 만드는 DW MILL 역시 8명의 디자이너를 고용하는 등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아 미국에만 매년 1천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등 고부가가치를 얻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지역 기업들의 디자인에 대한 투자는 부실한 편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2002년 지역 27개 커튼지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디자인기술 부족(33%)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다.

하지만 디자인실을 포함해 기술개발을 위한 부서를 두고 있는 업체는 35%에 불과했다.

기술개발에 대한 의욕은 있으나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이다.

조사를 담당했던 홍성학 연구원은 "대부분 영세기업들이어서 디자인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형편"이라며 "디자인 관련 전문인력 육성, 디자인센터 건립 등의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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