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부과학성은 5일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만든 후소샤(扶桑社) 출판사 등의 교과서에 대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다음은 우리나라 시민단체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가 일본 역사교과서와 공민교과서 2001년 현행본과 2005년 검정신청본 및 검정통과본 주요 내용의 검정결과를 비교·분석해 놓은 것이다.
◇역사교과서 ◆대방군(帶方郡)― 후소샤의 현행본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부분. 고고학 자료에서도 중심지는 황해도 봉산 지역이라는 것이 통설이나 후소샤 검정신청본에는 '중국 왕조가 조선반도에 설치한 군(郡)으로 중심지는 현재 서울 근처'라고 부가 설명하고 있다.
검정합격본에는 이에 관해 아무런 수정 지시가 없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한국사가 중국이 설치한 군현(郡縣)에서 시작했음을 부각시켜 타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 후소샤 현행본 교과서는 '야마토 조정은 한반도 남부 임나라는 곳에 거점을 두었다고 생각한다'고 하여 임나일본부설에 입각해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내용은 검정신청본과 검정합격본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동경서적의 검정신청본과 일본서적신사(日本書籍新社)의 검정신청본에도 임나의 경계구분을 언급하는 지도가 있어 단순한 영향력을 넘어 민족 기원과 자주성을 위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것은 문부과학성이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아 사실상 임나일본부의 지배기관설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대방군과 임나일본부설에 입각한다면 한반도의 북부는 중국이, 남부는 왜(倭)가 각각 지배한 역사로, 학생들에게 한국사의 이미지가 전달될 우려가 아주 높다.
이러한 한국사는 '한국병합'을 합리화하기 위한 타율성론과도 연결된다.
◆한국사 위상 격하― 후소샤의 검정신청본은 한국사를 동아시아의 역사 속에서 국제관계사를 보지 않고 조선의 위상을 일본의 한 '지방'과 같은 위상으로 왜소화시켜 처리하고 있다.
후소샤 검정신청본의 경우 '조공(朝貢)'이란 단어가 유달리 많이 나오며 검정합격본에는 '복속'과 '복속국'이란 단어조차 '조공'으로 바꾸어 자신들의 식민사관을 은폐하려 시도하고 있다.
◆조선반도와 일본― 검정합격본에서는 '복속'을 조공으로 바꾸고 '조선의 근대화를 도운 일본'이란 표현을 '조선의 근대화와 일본'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서술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은 채 일부 단어만 바꿔 자신들의 역사관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얄팍한 계산이 엿보인다.
특히, '조선반도와 일본'이란 1쪽 분량의 칼럼에 이어 곧바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서술하고 있어 후소샤의 역사 교과서와 문부과학성은 일본의 입장에서 두 전쟁이 불가피했음을 변명하고 일본의 침략성을 호도하고 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조선침략' '대륙침략'으로 명확히 규정한 일본서적신사의 검정신청본과 대조된다.
◆러일전쟁― 후소샤의 검정신청본은 러시아 위협론을 부각하며 개전의 책임을 러시아 측에 떠넘기고 있다.
'일청·일러전쟁에 관해서는 대륙을 둘러싼 당시의 국제정세를 배경으로 전쟁에 이르기까지의 우리나라(일본)의 움직임, 전쟁의 대강과 국내외 반응, 한국의 식민지화 등을 취급한다'고 기술, 일본 자체의 전쟁 배경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고 '대륙을 둘러싼 국제정세'에서만 전쟁의 배경을 서술하고 있다.
◆한국병합과 식민지 지배― 후소샤의 검정신청본에는 '일부 병합을 받아들이는 의견도 있었으나 한국독립을…'의 내용이 있었으나 검정합격본에는 이를 생략해 현행본 수준을 유지했다.
또 조선총독부가 '근대화에 노력했다'는 표현 대신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서' 여러 정책을 실시했다는 현행본에도 없는 내용이 나와 정책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는 측면에서 진전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내용의 상단에 대만에서 개발을 강조하는 칼럼을 별도로 실어'식민지 개발'을 여전히 부정하고 있지 않다.
◆오키나와전과 '피해국으로서 일본'의 정치성― 검정신청본에서는 '공습의 피해'라는 소항목을 새로 설치하고 이 항목에서 오키나와전을 서술, 마치 오키나와전 때의 일반 주민이 입은 피해가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것처럼 서술되어 있다.
자신의 피해 사실은 적극 부각시키면서 인접국의 사람들에 대한 피해, 침략 사실은 되도록 은폐하고 있다.
◇공민교과서 ◆독도 관련 기술― 독도 관련 기술은 2001년에 비해서 뿐만 아니라 검정신청본에 비해 검정통과본이 훨씬 강화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후소샤 교과서의 경우 2001년 현행본 '권두 화보'에 독도 사진이 없었으나 검정신청본은 '권두 사진'과 함께 '한국과 우리나라(일본)가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다케시마'라는 표현이 '우리 나라 고유의 영토이지만…및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다케시마'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또 2001년 '일본해 해상의 다케시마…한국이 그 영유를 주장하고 일부를 지배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아서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이다'라는 표현이 검정신청본에서는 '일본해 해상의 다케시마…한국이 그 영유를 주장하고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이다'라는 표현으로 강화했고 그대로 수정 없이 통과됐다.
그밖에 도교서적의 경우에도 2001년 및 검정신청본에 독도관련 기술이 없었으나검정통과본에는 오히려 '시마네현 오키섬의 북서쪽에 위치한 다케시마는…일본 고유의 영토이다'라는 기술이 있어 검정결과본이 오히려 더욱 개악됐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문부과학성이 검정제도를 이용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임을 기술하도록 민간에게 요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북한 관련 기술― 기술 내용이 양적으로 대폭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정서적인 문장으로 엮어 전체적으로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려 했다.
납치문제는 권두 화보에서 2001년 1장의 사진이 검정신청본에서는 2장의 사진으로 늘어났고 2001년에는 본문에서 언급하지 않았으나 검정신청본에서는 인권침해의 사례로, 일본 방위 문제의 한 사례로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또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해 '납치 피해자는 일본 정부가 인정한 10건 15명 외에 수백 명에 달할 것'이라고 마치 사실처럼 기술해 북한 사회에 대한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려는 악의적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 문제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일본이 북한 위협을 인권 침해와 주권 침해의 사례를 통해 과장함으로써 일본 국민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헌법 개정이나 자위대 외연 확대의 빌미로 삼으려는 것이며 실제로 북한 위협을 안보 위협의 중요 요소로 등장시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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