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보안제품 '日찍고 세계로'

입력 2005-04-06 10:08:59

벤처기업 HA코리아

창업 후 4년 동안 신제품 개발과 해외 마케팅에 전력을 쏟았던 지역 벤처기업이 올 초 일본 진출을 발판 삼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경북 구미시 산동면 인덕리 HA코리아(http://ha-korea.com). 2003년 4월 신축한 이 공장에서는 'DVR(Digital Video Recoder·영상과 음성 등을 디지털로 저장하고 재생하는 장치. 화면이 선명한데다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이용해 무제한 쓰고 지울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도 높아 폐쇄회로(CCTV) TV를 대체하는 제품으로 보안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PLUS' 생산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일본 2대 보안업체 중 하나인 시큐리언24와 이달 15일까지 18억 원어치를 선적하기로 계약한 데 이어, 2차로 20억 원의 추가 수출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DVR PLUS는 LCD 모니터에 보안 및 TV 기능을 하나로 묶은 일체형 모델입니다.

최대 16채널 동영상으로 은행, 쇼핑몰, 가정, 공장 등의 현장을 눈으로 보면서 음성 대화까지 할 수 있습니다.

" 이상락 대표는 그러나 가격은 기존 브라운관 모니터를 가진 보안시스템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고 자랑했다.

일본 내에서 'DVR PLUS'에 대한 인기가 폭발하면서 시큐리언24는 올해 15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품질 관리와 신속한 선적을 위해 아예 일본인 엔지니어를 HA코리아 공장으로 파견했다.

또 HA코리아와 '비주얼 경보기' 공동개발을 끝내고, 6월까지 33억 원어치를 수입하기로 했다.

아직 브랜드 이름이 지어지지 않은 비주얼 경보기는 알람기능만 있는 기존 경보기와 달리, 보안업체 사무실에서 사건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HA코리아의 '대박'은 잇단 국제박람회 참가와 대구시·경북도 시장개척단 활동의 결실. 일본 시큐리언24를 만난 것도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시회에서였다.

하지만 요즘 HA코리아는 행복하지만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중동과 미국, 중남미 등지로부터 'DVR PLUS'에 대한 주문이 쏟아져 오고 있는데 현재의 시설과 자금 사정으로는 일본 측 수요도 맞추기 벅찬 탓이다.

이 대표는 "9·11테러 이후 보안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미주지역에 올해 중 판매망을 확보하고, 220억 원 매출 달성이 목표"라면서 "기술 및 제품 개발과 마케팅 못지않게 바이어가 요구하는 납기를 제때 맞추는 것이 기업활동에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5월 금오공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출발한 HA코리아는 '초고속 집중 촬영 시스템' '차량용 DVR' '카메라 내장 지문인식 도어록' '비디오폰' 등 많은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년 전 사업화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블랙엔젤에게 헐값에 신기술을 넘길 뻔하다 기술 우수성이 알려지면서(매일신문 2003년 2월 21일 11면 참조)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도움으로 생산공장을 마련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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