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 체제 전망:親盧-실용노선 탄력받아

입력 2005-04-04 16:02:29

'합리적 보수'의 기치를 내건 문희상 의원이 신임 당 의장에 선출됨에 따라 당 진로와 대여 관계, 당내 역학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합리적 실용주의 기조

문 의장은 경쟁 후보들이 선명한 개혁노선을 내세울 때 실용과 민생을 강조했고, "민생정치, 현장정치, 생활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당선 수락 연설을 했다. 또 취임 첫날인 3일 서울 종로소방서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국민의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로 미루어보면 문 의장은 급진 개혁노선에 제동을 걸고 합리적 실용노선의 기조를 더욱 굳건히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당의 통합 노력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나타난 정동영'김근태 장관 지지그룹의 신경전과 유시민 후보의 '반 정동영' 발언으로 촉발된 당내 앙금을 풀기 위해 모두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는 계보도, 계파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당내 역학구도 변화

보수-개혁파 간 팽팽한 세력구도가 보수 쪽으로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 문 의장 외에 4명의 상임중앙위원 가운데 2위를 차지한 염동연 의원과 여성 몫의 한명숙 의원 등이 합리적 보수를 표방한 반 급진개혁적 인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문 의장을 지지했던 '구당권파'의 당 장악도 가시화됐다. 개혁당파는 유시민 의원만 턱걸이한 반면 '개혁'민생 동반성공론'을 앞세운 친노 직계와 구당권파의 '실용 연대'가 강세를 보인 때문. 반면에 개혁당파는 1기보다 줄어든 중앙위원 비율과 김두관'김원웅 후보가 탈락한 점을 반영, 세가 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일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원만한 여야관계 기대

문 의장은 지난 16대 국회시절 통외통위 활동을 통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도 친분이 두텁고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과도 격의 없이 지내는 사이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계보인 '동교동계' 출신으로서 민주당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3대 쟁점 입법 등의 처리에도 극한 대결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이와 관련, "국가보안법 폐지에 한 번도 반대한 사실이 없고, 대체입법에 찬성한 적도 없지만, 여야가 합의하는 절차는 존중돼야 한다"며 "여야의 위임을 받은 지도부에서 대체입법에 합의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과의 친분을 들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론에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문 의장은 4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 민주당 등 여러 정파와의 통합 또는 연합문제와 관련, "대의명분과 투명한 절차 보장이라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마다하지 않고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헌문제에 대해서는 "5년과 4년 터울로 돼 있는 대선과 총선을 함께 실시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하며, 그 시기는 내년 지자체 선거 이후에 논의해야 된다"면서 "4년 중임제까지 포함해 모든 권력 구조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사진: 4일 오전 문희상 열린우리당 신임 당의장(가운데)과 정세균 원내대표 등 새 지도부가 첫 상임중앙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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