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기계세상에 지배당하는 가상현실을 그린 S.F 영화 '매트릭스'시리즈나 기계인간을 주인공으로 한 '터미네이터', 인조 소년의 엄마찾아 3만리 식 여정을 그린 영화 'A.Ⅰ' 등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가상사회를 혹은 암울한 이미지로, 혹은 가슴 찡한 페이소스로 그려내고 있다.
◇ '로봇(robot)'이라는 말은 '강제적 노동,고되고 지루한 일,노예상태'라는 의미를 지닌 체코슬로바키아어 '로보타(robota)'가 그 어원이라고 한다.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 극작가 카렐 차페크의 희곡 '로섬의 만능 로봇'에서 이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 인간의 감정을 갖지 못해 마모되면 폐기처분돼야 하는 인조인간이 노동을 통해 지능이 발달하여 결국 인간을 멸망시킨다는 내용이다.
◇ 지난 2000년 일본 혼다가 내놓은,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인간형 로봇 '아시모'는 전세계 과학자들에게 엄청난 부러움을 느끼게 했던 사건이었다. 그러나 2003년 카이스트의 오준호 교수가 한국형 휴머노이드 로봇 'KHR-2'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해엔 한층 업그레이드 된 '휴보'를 개발하는 개가를 올렸다. 자유자재로 걷고 뛰고 블루스도 출 수 있고, 듣고 볼 수도 있다.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능은 아시모보다도 앞선다.
◇ 인간형 로봇 분야는 일본과 미국이 선두주자다. '어떻게 하면 인간에 가깝게 만들 수 있을까?'를 지상목표로 첨단과학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세계가 놀랄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속도대로라면 수년내 일본과 미국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한다. 우리의 첨단과학 수준과 '빨리 빨리' 정신의 상승작용 덕분일 것이다.
◇ 앞으로 로봇 활용도는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추세다. 최근 서울 아산병원의 로봇 이용 심장수술 100례 돌파, 수원 한 정형외과의 로봇 이용 인공관절 수술 1천례는 로봇 상용화시대를 예고한다. 게다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초의 로봇 우주선을 오는 15일 발사한다고 한다. 로봇 가사 도우미, 로봇 의사, 로봇 간병인, 로봇 우주인... 상상은 끝없이 펼쳐진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영화제목처럼 "나도 로봇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오갈 날도 그리 멀진 않은 것 같다.
전경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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