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아빠가 됐어요"

입력 2005-04-02 10:14:09

봉화 내성리 경북인터넷高 교사 1인·신입생 3명 가족맺기

"가족의 기본은 사랑입니다.

"

1일 오후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경북인터넷고등학교 급식실에서는 교사들과 신입생 등 59명이 '가족 맺기' 이색 행사를 갖고 4명씩 조를 짜 가훈 짓기와 가족명 만들기, 생활 계획표 짜기, 신상기록표 작성 등 한가족으로 태어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바빴다.

"우리는 '펭귄가족'입니다, 가훈은 '우애 있게 지내기'고요, 매일 학교에서 하루 한번씩 얼굴을 맞대기로 했습니다.

" 김동상(44·컴퓨터그래픽) 교사와 윤정희(16), 이슬비(16), 정미경(16) 학생은 이날 가족의 연을 맺었다.

펭귄가족 가장(家長)역을 맡은 김 교사는 "학생과 선생이 가족으로 태어나게 됐다"며 "학생과 교사가 맨투맨 교육을 통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친구들과 특별한 우정도 쌓을 수 있어 발표력 향상, 생활 지도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경 학생은 "중학교 때는 이런 행사가 없었는데 어리둥절하다"면서도 "선생님들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고 친구들과도 특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경북인터넷고는 전국 최초로 맨투맨 교육프로그램인 7단계 교육과정을 만들어 교사 1명(가장)과 학생 3명이 가족을 형성, 1일 1회 미팅(일지작성), 기본생활 습관 익히기, 학습지도, 장학활동, 문화체험, 봉사활동 등을 함께할 수 있는 소단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손헌근(52·전산회계) 교사는 "스승과 제자 사이보다는 가족이라는 관계 속에서 생활하면 터 놓고 얘기할 수 있어 개별관리가 쉬워 생활지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정을 주면 쉽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해동 승주장학회장 등 지역 유지 4명은 가족당 1명씩 매달 3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키로 했고 이 학교 졸업생이자 운영위원장인 권영호(43)씨는 전교생 166명에게 5천 원이 입금된 통장을 전달하는 등 가족 맺기 행사장은 끈끈한 정과 사랑이 넘치는 축제장이었다.

이두홍(49) 경북인터넷고 교장은 "학급별 교육보다는 소단위 맨투맨식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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