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수 지음/모티브북 펴냄
타인의 말이나 행동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 흔히 "내 맘 같지 않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남이 '내 맘 같지 않을 때' 사람들의 대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소위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내 맘'을 강요하거나, 설사 다르다 할지라도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경우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인정하지 않고 다수의 '상식'으로만 세상을 재단하려 할 때 '상식'은 사회적 폭력으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소수에 대한 사회적인 포용 정도는 민주주의의 성숙 정도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최근 인터넷을 후끈 달구고 있는 군 제대자의 가산점 제도 부활 움직임은 좋은 예다. 2000년 2월 헌법재판소는 공무원 임용 시험에서 군 가산점 제도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헌재와 여성운동 단체들의 홈페이지는 물론 친여성적인 성격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사이버 테러로 몸살을 앓았다. 사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여성에 대한 원색적인 욕설이 난무한 것이다. 5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악몽이 다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들만의 상식'은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사회적 폭력 앞에 반기를 드는 비평집이다. 2003년 펴낸 '만장일치는 무효다'의 연작 격. '마이너리티 리포터'(소수의견자)를 자처하는 저자는 상식이라는 명목으로 얼마나 부조리한 현상들이 벌어지고 예상치 못한 피해자들이 생겨나며, 왜곡된 사회 현상을 불러오는지를 지적한다. 1부는 인권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법 제도를 파고들었고, 2부에서는 이 시대의 문화적 지형도를 읽어낸다. 3부에서는 구체적으로 실천적인 전망들을 모색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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