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00배 즐기기-"도둑, 본인 신경쓰기 나름"

입력 2005-03-30 11:28:23

"유럽은 안전한가요?""우리 아이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가고 싶다는데 괜찮은가요?""유럽에는 도둑도 많고 위험하다는데…."

막상 배낭여행을 계획하는 젊은이들보다 부모들이 자주 하는 질문들이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별 걱정을 다 하시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사람 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지요"라고 부모들을 안심시킨다. 유럽도 우리와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다. 그렇기에 도둑도 있고 위험한 일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유럽의 한 나라에서 2, 3일가량 관광하는 사람이 위험하면 얼마나 위험하겠는가.

텔레비전을 켜보자. 할머니가 외국인의 손을 잡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한 휴대전화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영국 런던을 여행했을 때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났다. 여행 책자에 나와있는 한 공원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지도를 아무리 봐도 어디가 어딘지를 도통 몰라 지도와 내가 서있는 곳을 맞추어 보려고 지도를 구석구석 보며 끙끙대고 있던 찰나, 한 외국인이 "길을 잃었나"라며 다가왔다. 그는 "어디를 찾고 있나"라며 내 손을 잡고 내가 찾고 있던 공원으로 거리낌 없이 데려다 주었다. 나는 아직까지 그 외국인이 나의 손을 잡아 주지 않았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도움의 손길을 주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나뿐만이 아니다. 유럽을 다녀온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처음 떠나기 전에는 유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실제 여행을 하면 유럽이 무섭고 위험해서 돌아다니지 못했다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이방인이 내밀어준 손을 잡고 그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라며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사람들이 많다.

유럽은 구석구석이 세계적으로 이름난 여행지여서 좀도둑이나 소매치기는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을 다치게 하는 강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난은 자신만 주의하면 그 발생의 확률을 확 줄일 수 있다. 평생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접했을 때, 그 경이로움과 놀라움에 잠시 부주의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집 안방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만 더 신경을 쓰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더없이 즐거운 유럽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강문경(고나우 여행사 배낭여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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