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촌에는
넓은 창들이 있어 좋다.
아침마다 눈부신 햇빛이
남북으로 뚫린 창으로 들어와
한밤내 고인 도시의 어둠들을 털어내고
시민들의 막힌 옹졸을 몰아낸다.
아파트 촌에는
뚫린 창으로부터
신선한 바람이 남북으로 불어와
그 애절한 날의
귀뚜라미 울음을 제압하는
바퀴벌레들의 시대착오를 추락시킨다.
조기섭 '아파트 촌의 아침 전설'
곰팡이여 안녕! 옹졸이여 안녕! 하고 끝나는, 선생님의 기개가 엿보이는 아파트 시를 찾아 전화를 걸었더니, 선생님은 대뜸 "이 지각쟁이(저 지각쟁이 아니에요) 괜찮은 것이야." 선생님은 늘 이렇게 격의없이 대해 주신다.
선생님은 목소리가 크다.
호방하시다.
늘 은사인 지훈 선생님의 지조를 이야기하시고, 만촌동 집에는 오죽을 심어놓고 사셨는데, 그 강직함으로 대구대 총장까지 지낸 시인답게 "지금 필요한 것은 시보다 시인이다", "poesy, 시정신이 투철해야 한다"며, 우리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같은 민족시인을 가진 것이 자랑스럽다고 하신다.
'에잇 더러운 놈들', '이익에 밝은 놈들' 하고 술기운을 빌려 호통치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벌써 그리울 때가 있다.
기개 있는 시인이 이 시대에는 몇이나 있는가. 박정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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