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제 실시로 전국 초·중·고교가 일제히 휴업해 첫 '놀토일'이었던 지난 26일. 이날 전국의 학교들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가정 자율학습이나 부모님과 함께하는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대다수 교육자들은 이날을 우리 교육사에 혁신의 날로 기록될 만한 선진교육 시스템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평가 뒤안길에는 '토요일 고아'로 전락해 버린 농촌지역 아이들의 현실적 고통이 외면당하고 있어 씁쓸하다.
주5일 수업제는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1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주5일 근무제를 비롯한 공무원·도시지역 근로자의 근로형태에 맞춘 것이다.
이런 근로형태와는 상관없는 자영업자나 소규모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맞벌이 부부에게서는 이미 숱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주5일제 근무와는 전혀 상관없으면서 도시지역에 비해 사회교육 시스템이 뒤처지는 농촌지역 아이들은 무엇으로 부모와 체험학습을 하고 어떻게 가정에서 자율학습을 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일부 농촌지역 초교들은 가정학습이라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가정에서의 교육을 은근히 강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래저래 농촌 아이들이 소외되고 있다.
실제 상주지역 경우 첫 '놀토일'에 학생들이 등교한 학교는 전체 31개 초교 중에서 6곳에 불과했고 그나마 읍·면지역 초교는 24곳 중 1곳에서만 2명의 학생이 등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농촌 아이들이 휴일이 없는 농촌현실과는 동떨어진 주5일 수업제 교육정책에 멍들고 농촌학교들의 등교기피 현상으로 두번 멍들고 있다는 비난이다.
이제 곧 영농철이 본격화되면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 '놀토일'이 농촌 부모들에겐 또 다른 고민과 걱정거리인 '휴~ 토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토욜 통근버스를 운행하지 않아 등교가 어려워 집에서 그냥 노는 걸 볼 수밖에 없는 농촌 학부모들 생각을 한번쯤 해줬으면 좋겠다"는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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