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풍요롭게 하는 대구근교 화랑·미술관

입력 2005-03-28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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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몸과 마음이 생기 넘치고 화사한 자연에 쏠린다.

오는 주말·휴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대구 근교의 화랑이나 미술관을 찾아보면 어떨까. 자연을 만끽하며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근사한 장소가 생각보다 많다.

특히 최근 새롭게 문을 열거나 재단장한 화랑, 미술관은 가족나들이 코스로는 안성맞춤.

가장 먼저 눈을 돌려볼 곳은 달성군 가창. 노루가 숨을 헐떡이며 넘나들었다는 헐티재로 이어지는 이곳은 굽이굽이 산세가 깊지만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더욱 주목받는 곳이다

가창댐을 굽어보는 양지마을에 최근 동제미술전시관(053-767-7587)이 문을 열었다.

가창댐의 아름다운 경치가 고스란히 풍경화가 되는 곳이다.

50평 규모의 두 개 전시관은 한쪽 면이 투명한 통유리로 만들어져 전시관 안에서도 가창댐의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묘미. 작품 감상 후에 마시는 차 한잔은 여유롭다.

동제미술전시관은 기존 강상규사진영상연구소를 확장한 것으로, 사진작가 강상규(70)씨는 "사진전문 전시관과 갤러리가 어우러진 곳은 전국에도 흔치 않다"고 자랑했다.

여기서 헐티재 쪽으로 5㎞쯤 더 올라가면 정대리 마을회관을 지나 왼편에 대구미술광장(053-767-4336)을 만날 수 있다.

옛 가창초교 정대분교 터에 자리잡은 이곳은 지난 2000년 가을 대구미협회원들이 창작활동을 위해 만든 곳으로, 다양한 전시와 각종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헐티재를 넘어 청도 각북으로 한참을 달리다 보면 도연사 어귀에서 갤러리 전(054-373-2134)을 만난다.

개관한 지 1년 남짓한 곳으로, 서양화가 전병화(48)씨의 안목이 느껴지는 갤러리로 이명희소리연구소를 리모델링한 찻집 가원과 함께 나란히 청도를 내려다보고 있다.

50여 평의 공간에 전시관과 아트숍을 갖추고 있어 매달 조각, 회화, 장신구 등 다양한 전시를 할 뿐만 아니라 아트숍에선 작가들의 소품을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

4월엔 아프리카 쇼나조각전이 열린다.

전씨는 "외곽이지만 갤러리에 회원등록한 회원들만 해도 1천여 명에 이른다"면서 "평일에는 주부,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대구에는 부끄럽게도 아직 미술관이 없지만 대구와 지척인 경주와 영천만 해도 가볼 만한 사립미술관이 있다.

지난해 말 미술관으로 등록한 영천 시안미술관(054-338-9391)은 '아주 맑은 하늘색'을 가리키는 '시안(cyan)'이란 이름처럼 탁 트인 잔디밭에서 청명한 기운을 느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화산초등학교 가상분교 3천여 평을 리모델링해 현대식 건물과 잔디밭, 고목이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답다.

시안미술관은 허백련·이중섭·서창환 등 현대미술품 200여점뿐만 아니라 고미술품 1천여 점을 보유하고 있어 미술사 공부도 겸할 수 있다.

특히 4월에는 개관 기념 및 미술관 등록 기념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

변숙희(50) 관장은 "요즘도 주말이면 가족단위 관람객이 500명에서 1천 명가량 몰린다"면서 "4월에는 설치미술과 조각 작가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고 주말에 각종 공연도 상시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 아트선재미술관(054-745-7075)은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사랑받고 있는 미술관이다.

널찍한 잔디에는 흥미로운 조각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전시장에는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들이 즐비하다.

20세기 조각계의 최고 거장 헨리 무어의 대형 조각을 비롯해 사진계의 대표작가로 급부상한 토마스 루프의 디지털 프린트 등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현재 열리고 있는 대표 소장작품전은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유럽과 미국의 현대미술의 흐름을 상호 비교해볼 수 있다.

입장료 성인 3천 원·단체 2천 원.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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