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현재의 청소년 문제는 현격히 줄어들 것이다."
한 청소년 문제 전문가의 말이다. 요즘은 아이들이 너무 바빠서 아이들과 부모가 식사 시간에조차 서로 이야기 나눌 짬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지식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나와 주변을 돌아보고 풍부한 간접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삶의 가치관을 정립해 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간접 경험으로서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한 가지가 바로 독서인데, 아이들에게 지식을 위주로 학습하게 하고, 책을 읽어도 논술이나 독서 능력 측정을 위한 필독서들을 중심으로 읽도록 지도하다 보니 줄거리를 파악하고 내용을 분석하는 과제 수행 능력은 우수하지만 책을 통해 아이들이 얻어야 할 정서적인 감동이라든가 자신과 연결하여 깊이 생각을 해 보는 일 등은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 삶을 기름지게 하는 좋은 소설도 읽어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한 사랑스런 꼬마 아가씨의 성장을 그린 잔잔한 이야기인 Ramona 시리즈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챕터북이라 할 수 있다.
Ramona 시리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풀어내는 작가 Beverly Cleary의 명작으로, 동서고금과 세대를 초월하여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해 아이들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나 바로 옆 친구의 모습을 그대로 빼 닮은 Ramona를 보면서 주인공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Ramona 시리즈는 미국 초등 학습서 기초 단계를 소화하는 아이들이라면 무난히 읽을 수 있다. 오디오 테이프가 있어 듣기용 교재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단어를 소리 내어 발음했을 때 그 소리에서 오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3음절 이상의 긴 단어(big words) 학습이 시작되는 미국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레벨의 교재로 학습을 하는 아이들은 단어의 재미를 흠뻑 느낄 수도 있는 책이다.
이강수(외국어전문서점 English House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