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부활절에는 달걀을 예쁘게 꾸며서 주고받는 의식이 있는데, 생명의 소중함과 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진 달걀이 알공예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체험팀은 알공예를 체험하기 위해 한국문화센터 대구지부(www.dghanc.co.kr)의 도움으로 알공예 전문가인 여수진 강사를 만났다.
◇입이 안 다물어지는 알공예품
"알공예는 14세기 유럽에서 시작되었는데, 정확한 유래는 러시아의 페버지라는 곳에서 처음엔 알이 아닌 보석으로 알의 모양을 만들었다고 해요. 청교도 혁명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과 같이 실용적인 알공예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여수진 강사의 말이 끝나자 한 아이가 "만약 보석으로만 만들었다면 우린 체험도 못 했겠네요"라고 해 한바탕 웃음이 쏟아졌다.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공예품을 만든다는 것에 아이들은 한층 더 친숙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공예품을 만들기 전에 여 강사가 가지고 온 알공예 화보집을 보았다. 진짜 타조 알이나 달걀로 만든 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뛰어난 작품들이 너무나 많았다. 시계, 화장대, 스탠드, 보석함, 열쇠고리, 바구니, 지갑, 마차 등 화보집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아이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았다.
◇조심조심 또 조심
어린이들은 화보집을 본 뒤 상당히 들뜬 분위기였다.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여 강사가 화장품 통 같은 까만 가방에서 비닐로 감싼 달걀들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미리 내용물을 다 비우고 양끝을 잘라서 가지고 온 것. 달걀의 양끝을 자르는 일이 초등학생들에겐 다소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잘라낸 달걀에 물감으로 칠하는 일이 다음이었다. 달걀의 바깥쪽과 안쪽을 번갈아 가며 칠하고 말리기를 대여섯 번 하고 나서 광택제를 바르자 달걀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저학년 어린이들이 많아 달걀을 깨지나 않을까 우려했지만 곧 기우로 바뀌었다.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잘 만들어가고 있었다. 달걀을 앞뒤로 모두 칠하고 향기가 나는 포푸리를 달걀 안에 넣고 받침대를 만들자 하나의 알공예품이 완성되었다.
◇집중력 만점 알공예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세 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아무도 지루하다는 표정을 짓지 않아 신기할 정도였다. 여 강사는 "알공예품 만들기 활동은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의외로 효과가 좋다"고 했다. 실제로 체험팀의 장난꾸러기 1학년 남자 아이는 달걀 칠하기부터 공예품 완성까지 너무나 집중을 잘 해 놀랍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한 어린이가 "알공예품을 팔면 얼마를 받을 수 있느냐"고 장난처럼 묻자, 여 강사는 "값으로 따진다면 1만5천 원 정도지만 스스로 만들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담긴다"고 말했다.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알공예품을 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조심스레 비닐로 감싸는 아이들의 얼굴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053-766-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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