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 첫 '토요 휴업'

입력 2005-03-26 08:09:06

전국의 1만701개 초.중.고교가 3월 넷째주토요일인 26일 처음으로 일제히 토요휴업를 실시함에 따라 시.도 교육청과 자치단체, 대학 등이 등교를 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주5일제가 시행되지 않은 소규모 사업장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 자녀나 저소득층자녀 등이 방치되거나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부 지역의 경우 등교하지 않는 학생수가 어느 정도인지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별도의 홈페이지(http://5days.busanedu.net)를 개설, 다양한체험활동 방안과 주요 관광지를 안내하는 한편 등교를 희망한 487개 학교 5천800여명은 독서교실, 컴퓨터교실 등 학교별로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했다.

부산 동부교육청도 15개의 지하철 순환코스를 따라 이동한 뒤 유적지 등을 방문, 현장학습을 하는 '지하철로 떠나는 부산사랑 한바퀴'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고, 부산시어린이회관은 6개의 전시실과 어린이식물원 등을 활용해 '과학체험' 프로그램을시작한다.

경기도 안양의 남초등교는 등교하지 않는 대다수 학생들을 위해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전에 근처 계원대에서 조형예술학과 교수들이 직접 지도하는 도자기 및 음식만들기 행사를 마련했다.

도예의 고장인 이천의 제일고교는 등교생들을 위해 '흙과 땀의 보람', '흙과 불의 미학' 등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뒀다.

대전시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도서관, 체육관, 컴퓨터실, 음악실, 미술실 등의시설을 개방하고, 729명의 교사가 출근해 등교하는 학생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대구 달서구 장산초등교에서는 요리와 에어로빅 등 체험 행사는 물론 성폭력 예방교실 등 다양한 문화강좌를 운영하는데 학부모들이 1일 명예교사로 나서 눈길을끈다.

광주시교육청은 전체 초등학생의 5%인 4천여명이 등교를 희망함에 따라 학교별로 특별 근무교사를 배치해 교육영화 감상, 종이접기, 요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충남교육청 관내 9천300여명(전체 5.9%)의 초등학생은 도서실과 컴퓨터실 등에서 성교육을 받거나 주제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봉사.체험학습 등을 통해 첫 토요휴업을 의미있게 보낸다.

전남도교육청도 27개 거점학교에서 1천여명의 등교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지도와 한자, 풍물놀이, 컴퓨터 강좌 등을 개설할 계획이다.

경남 창원의 용지초등교는 등교하는 학생 30여명을 위해 생활줄넘기 프로그램을운영하는 한편 영화상영과 꽃씨 뿌리기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남해초등교도 종이접기와 관악연주, 축구 등의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강원도 춘천 YMCA는 26일 오전 음악을 주제로 한 '청소년 어울마당'을 개최하고매월 넷째주 토요일마다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동해의 창호초등교는 등산을, 춘천의 후평초등교는 인형 만들기를, 속초 인구초등교는 바다체험을 각각 실시하는 등 학교별로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반면 제주교육청의 경우 등교를 희망하는 학생수조차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등 눈총을 사고 있다.

초등학교 2,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어른들은 아침일찍부터 직장에 나가야 하는데 학교에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철없는 아이들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 걱정"이라며 "토요휴업이 아이들을 방치하는 제도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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