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 앞서가는 사람들을 보고 배워, 새로운 내 것을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다.
창업시장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등 역외 시장은 물론 해외까지 눈을 돌려야 하는 세상.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진행됐던 제30회 일본식품 및 음료전(FOODEX JAPAN)을 둘러본 사람들을 통해 '외식산업 선진국' 일본의 창업경향을 살펴봤다.
◇식지 않는 웰빙 열풍
도쿄 긴자지구의 우메노하나. 이 곳은 두부 전문점이다.
식사시간대가 되면 발디딜 틈이 없는 곳.
이 가게는 비지생야치무침, 두부회, 두부초밥, 두부스프, 돌판 두부구이, 두부푸딩 등 두부를 재료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1990년 이후 일본 내에서 60곳의 직영점이 퍼져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가게 주인은 건강식을 찾다가 두부를 발견,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고 웰빙바람을 타고 변함없는 인기를 지속중이라고 했다.
초음파 레인지나 달궈진 돌판을 이용, 손님이 자신의 상에서 직접 두부를 만들어먹게끔 하는 것이 특징. 청정지역인 훗카이도에서 가져온 콩으로 만든 재료를 레인지나 돌판에 얹고 약 10분이면 두부가 완성된다.
손님들은 맛은 물론, 두부가 완성돼가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
도쿄 외곽 하코네의 샤브샤브 전문점. 한참 동안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이 식당은 건강에 좋다는 버섯 가지 당근 고추는 물론 작은 물고기 등을 손님이 자신의 상에서 직접 샤브샤브로 먹거나 튀겨 먹는다.
신선한 튀김용 기름을 손님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식재료의 신선함도 느낄 수 있다.
즉석조리를 통해 가장 맛이 좋은 온도에서 최적의 맛을 즐긴다고 식당 관계자는 설명.
식재료 원산지를 반드시 표시, 손님들에게 웰빙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도 일본 가게의 특징이다.
일본 사람들은 최근 '건강 소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염분이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부르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 FOODEX JAPAN에서는 건강에 좋다는 이른바 천연소금만 10개 부스 이상 선보였다.
소금 색깔도 노랑 초록 등 총 천연색이다.
인체에 최대한 충격이 덜 가도록 정제된 것들이라고 부스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소금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라면과 햄버거에 대한 변화 바람도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짠 음식인 라면도 손님의 취향에 따라 수십, 수백가지 맛으로 다양화하고 있고 햄버거도 마찬가지.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 인스턴트 음식을 맞춤요리로 변신시키고 있는 중이다.
◇세상은 더욱 바빠진다
도쿄 롯본기힐 빌딩가 주변 상점. 도시락은 물론 반찬 과일 등이 소포장으로 진열돼 있다.
갈수록 바빠지는 세태를 반영, 테이크 아웃(Take Out)형 음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찬가게를 이용한다면 많은 양을 사와 냉장고에 저장해두고 먹지만 일본에선 한번에 먹을 양만 팔고 있다.
최근 판매가 부쩍 늘어나는 것은 역시 과일. 웰빙바람 덕분에 과일을 꾸준히 먹으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토마토 키위 수박 등을 조금씩 섞어 넣은 테이크 아웃 과일포장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테이크 아웃 시장이 커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발생, 제품 포장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손님의 눈길을 끌기 위한 독특한 포장디자인이 판매량 증가의 관건.
일본은 독신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증, 가정내 음식조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고소득층은 가정내 조리 대신 음식점으로 가고 있고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계층은 테이크 아웃 음식으로 쏠리는 추세.
FOODEX JAPAN에서도 가정대용식이 하나의 테마관으로 자리잡을 만큼 가정대용식 시장이 향후 큰 성장을 예고하고 있었다.
바쁜 일상과 관련, 복합점이 증가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식당에서 음식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맛에 반한 손님들을 위해 문을 나서는 사람들에게 식재료를 판매한다.
음식맛의 관건인 소스까지 판다.
자신이 먹었던 음식에 들어간 소스를 주문하면 포장해 준다.
'종신고용'이 무너지면서 일본은 최근 30대에도 명퇴바람이 수시로 닥치는 형편. 때문에 일본 봉급생활자들도 퇴직 후 외식업소 등 서비스산업으로 뛰어들지만 우리나라처럼 무턱댄 창업은 거의 없는 편이다.
대다수가 기존 가게에 들어가 종업원으로 일을 배운 뒤 자신이 일했던 곳에서 점장으로 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그 후 창업에 나서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사진: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진행됐던 제30회 일본식품 및 음료전(FOODEX JAPAN). 이 곳을 다녀온 사람들은 향후 상당 기간 웰빙 아이템이 창업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