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부 인사 서열파괴 본부장·팀장 발탁 과정-전망

행정자치부는 24일 정부수립 후 처음으로 시도하는 전면 팀제 실시를 위해 본부장·팀장 인사에서 국과장 7명을 무보직 발령하고 계장 6명을 팀장으로 발탁하는 서열 파괴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그동안 공직인사와 크게 다르다는 점에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본부장과 팀장 전 직위에 대해 5급 사무관까지 개방해 공모방식으로 사전지원을 받은 데다 국장급과 과장급을 나눠 행자부를 이끌어갈 '베스트 10'을 오영교 장관이 직접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본부장과 팀장에 하반기 성과평가를 통해 재배치하겠다고 공언해 올해 말 대폭 물갈이도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에는 사무실 재배치와 환경개선을 위해 예비비를 18억 원이나 배정받는 등 예산이 추가로 들어갈 예정이다.

또 만에 하나 이번 실험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 안정성이 크게 떨어져 직원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주는 등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팀제를 통한 조직혁신 실천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적극 보완하는 등 후속 대책 마련이 잇따라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본부장·팀장 전원 직위 공모

행자부는 본부장과 팀장 전원에 대해 직위공모 방식으로 3지망까지 지원을 받았다.

국·과장이라도 팀장에 지원하지 않으면 팀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팀장 경쟁률은 신설 직위인 지방혁신관리팀장에 지원자가 12명이 몰렸고 평균경쟁률도 3.6대 1을 기록했다고 행자부는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실질 경쟁률은 한 사람이 3개 직위에 공모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신설직위나 담당과장이 공석인 직위 등 몇개 직위를 제외하면 사실상 1대 1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직질서를 깨뜨리지 않으려는 정서와 눈치보기 때문이었다.

이번 인사에서 5급 사무관까지 팀장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에 5급 팀장이라는 파격 인사도 기대됐지만 본부장들의 5급 지원자에 대한 평가 점수가 대체로 낮아 5급 팀장 탄생이라는 이변은 없었다.

◆서열파괴 발탁인사…국·과장 7명 무보직

하지만 국·과장 7명이 무보직 발령을 받았다.

연공서열에 기초한 공직사회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

이와 함께 국장 2명을 본부장으로, 계장 6명을 팀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박연수 지방지원본부장은 기술고시 출신으로 행자부 부서장 직위에는 사상 처음으로 임명된 케이스다.

계장에서 팀장으로 오른 서기관은 변성완 부내혁신전략팀장, 김우호 성과관리팀장, 문영훈 고객만족팀장, 이상근 정보화인력개발팀장, 강민구 지방세제팀장, 유은숙(여) 부내정보화팀장 등이다.

행자부는 또 중앙과 지방의 혁신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김남석 혁신기획관과 박동훈 지방혁신전략팀장, 정인환 지방혁신관리팀장 등을 핵심 직위에 포진시켰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대폭 물갈이 인사 예고

권오룡 행자부 차관은 이번 인사와 관련, "조직 안정성 등을 감안해 일부 유임한 팀장도 하반기부터 도입하는 성과관리시스템에 따라 연말까지 성과를 평가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재배치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말 인사에서 대폭 물갈이가 예고됐다.

특히 1급 고위직 본부장의 경우 성과가 좋지 않을 시 그야말로 임시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행자부는 이번 인사에서 기존 국과장의 45%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안정과 화합 대책 마련 급선무

새로운 정책의 성공을 위해 조직 내부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한데 팀제 도입에 따른 서열파괴 인사로 행자부 내부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고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 때문에 보직을 맡지 못한 국·과장이나 이번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직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을 분명히 제시해주는 한편 새롭게 마음을 추스려 조직 내부결속을 다질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응석 행자부 직장협의회 회장은 오 장관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팀제 도입에 따른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직원이 참여하는 직원연찬회, 체육대회, 팀장-팀원 역할 사전교육 등 사기진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팀제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 행자부와 관련 있는 전문가집단인 행정학자와 언론계, 민간연구소, 시민단체 등을 네트워크화해 행자부의 기능과 역할을 연구, 정책을 개발하는 '미래전략팀' 설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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