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서 바레인과 혈투

입력 2005-03-24 08:40:40

북한축구가 만만찮은 상대 바레인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2006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승에 도전한다.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3시45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2차전 바레인과의 홈 경기를 갖는다.

지난달 북.일전에 비하면 다소 관심이 떨어지지만 첫 평양 경기인데다 북한으로서는 본선행을 가늠할 중대 기로에서 벌이는 결전이라 국내외 축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평양에는 외신기자 20여명이 경기 안팎의 상황을 취재하고 있고 이 경기는 국내 방송에도 생중계(SBS TV)된다.

대한축구협회도 평양 현지에 기술위원 파견을 추진 중이다.

평양시 모란봉구역 개선동에 위치한 김일성경기장은 인조잔디가 깔린 10만명 수용 규모의 대형 스타디움으로 과연 북한 팬들이 얼마나 운집해 성원을 보낼 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지난달 9일 사이타마에서 '통한의 1분'을 견디지 못하고 후반 인저리타임 오구로 마사시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일본에 1-2로 패한 북한은 B조 4개팀 중 최하위(일본 1승, 이란.바레인 1무)로 처져있지만 바레인을 잡는다면 본선행 가능성을 되살릴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2위 바레인은 이란과의 1차전에서 우세한 경기 내용을 보이며 무승부를 기록한 복병.

하지만 작년 아시안컵 득점왕 알라 후바일과 라시드 자말, 후세인 바바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진데다 최근 크로아티아 출신의 스레츠코 유리치치 감독을 해임하고 카타르 알 아라비 클럽의 독일 출신 볼프강 지드카 감독을 '임대 사령탑'으로 앉혀 팀 분위기는 약간 어수선하다.

바레인은 중국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한 다음 평양에 입성했다.

지난 93년 카타르에서 열린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12년 만에 국제축구무대에 돌아온 북한은 최근 대만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선수권 예선에서 워밍업을 했다.

몽골, 대만, 괌, 홍콩 등 약체들을 상대하기는 했지만 4연승으로 본선 티켓을 따내 12년 만의 남북 A매치 대결을 성사시켰고 괌을 상대로는 무려 21골을 퍼부어 화력시범도 펼쳐보였다.

4.25체육단 소속 선수 중심에 재일동포 J리거 쌍두마차 안영학(나고야), 리한재(히로시마)가 가세한 북한은 일본전에서 베일을 벗은 전력처럼 '강철체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를 구사한다.

'최대 공격이 최대 방어'라는 기치 아래 빠른 패스워크로 침투해 들어가는 공격진은 일본 수비진을 쩔쩔 매게 했다.

김영수, 홍영조 투톱에 동아시아선수권 예선에서 골 감각을 과시한 신예 최철만의 상승세가 무섭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 흐름을 조율하는 김영준은 감각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

문제는 일본전에서도 노출됐던 수비 조직력의 구멍.

수비진과 수문장의 국제 경기 경험이 적다보니 어이없는 실수로 화를 불러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또 왼쪽 무릎을 다친 리한재도 일본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분하지만 회복까지 적어도 한달은 걸릴 것 같다"고 말해 출전이 힘들 전망.

일본전을 앞두고 집단 단발로 정신력을 강화했던 북한축구가 안방에서 어떤 위력을 보여줄 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편 나카타 히데토시, 오노 신지 등 해외파 정예멤버를 모두 소집한 일본은 테헤란 원정길에 올라 25일 최대 난적 이란과 예선 2차전을 치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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