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발탁될까 초미의 관심사
대구시립예술단이 시립교향악단 제8대 상임지휘자를 물색하기 위해 마련한 세 차례의 객원지휘 연주회가 일단락됐다
상임지휘자 영입 후보 물망에 올라 있는 인사는 정치용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 강석희 수원시향 지휘자, 이현세 미국 미시건 그랜드밸리주립대 교수 등 3명. 대구시향은 전국교향악축제 연주 일정이 오는 6월 23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로 잡힘에 따라 이른 시일 내 이들 세 명을 대상으로 종합평가해 상임지휘자 영입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지휘자 선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우선 부지휘자를 위촉, 전국 교향악축제에 참여한 후 2차로 영입 후보자를 선정해 객원지휘를 시킬 방침이다.
지난 1월 지휘자 후보 검증의 첫 무대는 정치용 교수. 당시 연주를 본 음악계 인사들은 예술적 호소력과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밋밋한 연주회였다는 평을 내놓았다.
특히 정 교수는 드보르작 '교향곡 제8번 사장조 작품88'의 드라마틱한 부분을 잘 살려내지 못하는 등 수동적이고 기계적인 지휘로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투영시키지 못해 전성기를 지나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어 지난 2월 25일 무대에 선 강석희씨의 경우 피아노 협연자인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명성에 가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날 관객 중 상당수가 김씨의 연주를 듣기 위해 온 탓인지 협연이 끝나자마자 자리를 뜨는 바람에 지휘자 검증무대의 빛이 바랬다.
또 지휘자가 관현악 음량을 지나치게 절제하거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4번 바단조 작품36'의 웅장한 스케일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18일 세 번째로 마련된 이현세씨의 무대는 2년간 대구시향 부지휘자를 맡은 경험 때문인지 단원들과의 호흡은 잘 맞았으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작품64'의 풍부한 서정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 라장조 작품43'도 시벨리우스 특유의 우수에 찬 선율과 북구 음악의 중후함, 관악의 야성미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
이들 3명의 객원지휘자에 대한 전체적인 평을 종합해보면 '단원들을 혼연일체로 묶어 최상의 기량을 이끌어낼 만큼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따라서 대구시립예술단이 연주를 지켜본 음악계 인사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어떤 지휘자를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