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폭주·대피…불안에 떤 휴일

입력 2005-03-21 11:39:31

휴일인 20일 오전 10시 53분쯤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45㎞ 해상(북위 33.9° 동경 130.2°)에서 진도 7.0 규모의 지진이 발생, 대구·경북을 비롯한 우리나라도 불안에 떨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이날 오전 건물과 창문, 의자 등이 흔들리면서 일부 주민들이 집에서 뛰쳐나와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으나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언론사와 기상대, 119 등에는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했고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문의 접속이 잇따랐지만 발생 1시간이 지나도록 관련 정보가 없었다.

◇발생

기상청은 20일 오전 11시 20분 경북 동해안 지역과 부산 등 경남지역과 제주도 방면에 해일주의보를 발표했다가 낮 12시 30분 해제했으나 늑장 대응으로 비난을 받았다. 포항시와 경주시 등 동해안지역 자치단체도 해안가 저지대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라고 긴급 지시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 지역은 진도 3∼4의 지진동(지진파가 지표(地表)에 이르렀을 때의 진동)이 감지됐다"면서 "이 정도면 실내에서 진동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라고 밝혔다.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ㅇ아파트 이춘성(41)씨는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책장과 책상이 흔들려 깜짝 놀랐다"며 "몇 차례 진동이 계속돼 지진이 아닌가"고 느꼈다고 말했다.

진원지와 가까운 포항과 경주 등 경북 동해안 지역도 10여 초 동안 건물 등이 심하게 흔들려 주민들이 급히 건물 밖으로 뛰쳐 나오는 등 혼란에 빠졌다. 지진이 감지된 직후부터 포항기상대와 포항, 경주시청 당직실에는 지진발생 여부와 진도 및 대피 필요성 여부 등을 묻는 전화가 폭주했다.

◇원전은 안전한가

과학기술부는 20일 지진 발생 후 전국 원자력발전소 19기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김선빈 원자력안전과장은 "국내 원전은 중력가속도 0.2g, 리히터 규모 6.5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이번 지진으로 인한 국내 원전가동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울진 주민들은 "최근 지진 발생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고 이는 한반도 지각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원전 밀집 지역인 울진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내진 대책 및 안전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주핵대책시민연대는 오는 23일 대정부 각성촉구 성명서 발표에 이어 다음달 4일 월성원전 앞에서 고준위 핵폐기물 안전보장책 수립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흔들린 건물 안전은 이상없나

건교부는 이번 지진이 건물 구조안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진도 규모가 전체 12단계 중 4, 5 정도에 지나지않아 건물 구조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건교부의 설명이다.게다가 고층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내진설계가 잘 돼 있어 이 정도 지진에는 구조상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저층 벽돌구조물도 이번 규모의 지진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지진 안전지대인가

피해를 일으키는 지진은 리히터 규모 5.0 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3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지진은 1978년 홍성지진으로 리히터 규모가 5.0에 달해 건물이 파괴됐고 1993년 영월지진 때는 규모 4.6을 기록했다.

사회1·2부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