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학원 보내기 이렇게

입력 2005-03-21 10:44:34

새 학기를 맞은 초등학생 학부모라면 지금쯤 한참 머릿속이 혼란스러울 상태다. 여러 가지 고민 가운데서도 자녀의 영어 공부에 대한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이 돼 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답하기 짝이 없다.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든 저학년이든, 유치원생이든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고민은 마찬가지다. 부모가 직접 가르쳐온 아이들이라도 실력이 조금씩 늘어 부모가 부담을 느끼게 되면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

이때 학부모들이 가장 쉽게 찾는 것은 학원이다. 그러나 이 역시 어렵다. 주위에 너무나 많은 학원이 있고, 학원마다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아이에게 맞을 거라고 떠들어대니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부모가 어떻게 학원을 고르고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할지, 학원에 보낸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려해야 할 점들을 살펴보자.

▲학원을 보내기 전에

자녀의 영어 공부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좋다. 가령 몇 학년 때까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게 하고, 몇 학년이 되면 토플이나 텝스 등을 쳐 보게 하고, 어학연수를 보내고 등 자녀의 수준에 맞춰 적정한 목표를 잡으면 언제쯤 어떻게 학원을 보낼지 판단하기가 쉬워진다.

기대치나 목표 기간 등은 가급적 장기적으로 잡는 게 좋다. 우리말을 배우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외국어를 배우는 데도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모가 기대치를 높게 잡으면 불만이 쌓이고 자녀는 더 힘들어진다.학원 다니기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일정 기간은 학습지나 홈스쿨 등의 방법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근차근 배우는 데 익숙해질 수 있도록 적응 기간을 거친 뒤 학원에 보내야 학원 기피증을 막을 수 있다.

▲학원을 고를 땐

우선 학원의 명성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학원은 아무리 유명하다고 해도 지역에 따라, 원장이나 강사에 따라 내용도 다르다. 이런 차이를 찾아내고 명성에 걸맞은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강사의 수준과 자질에 대해서도 가급적 많은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원어민 강사가 수시로 바뀌는 학원이나 자격증이 확실하지 않은 원어민 강사를 쓰는 곳은 피해야 한다. 자격이 없거나 교육의 기본적인 원칙조차 제대로 익히지 않은 강사들을 임시방편으로 쓰는 학원도 의외로 많다.

이웃 아줌마나 주위 소문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른 집 아이에게 맞다고 우리 아이까지 맞겠지 하는 생각은 안이하다. 숙제를 많이 낸다거나 시험을 자주 친다고 이웃에서 추천하는 학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시간을 내 수업을 참관해 보면 강사의 수준이나 수업의 질 등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학원을 선택했다면

새로운 학습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 아이들 가운데는 달라진 환경이나 새 선생님, 친구들과 친해지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또 사소한 문제라도 자녀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영어 공부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학원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파악하고 해결해가야 한다. 문제가 있다거나 실력이 잘 오르지 않는다고 한두 달 만에 학원을 옮기는 것은 시간 낭비가 되기 십상이다.

학원에서 배운 영어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학원 강사가 실력이 있다고 해도 일주일에 몇 시간 가르치는 것만으로 아이들의 수준을 쑥쑥 높인다는 건 대단히 어렵다. 어떻게든 가정에서 더 많이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결국 학원에 보낸다는 것 역시 학부모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에 엄청난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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