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간접투자상품의 유통업체이기도 하다.
창구 진열대에 소개되는 금융상품, 진열대에 놓이지 못한 금융상품 모두 자산운용사 등으로부터 떼온 것이다.
일류 브랜드일수록 백화점 내 좋은 위치에 판매대를 차지하듯 많은 자산운용사의 수많은 상품이 모두 은행 창구에 오르는 건 아니다.
이 싸움에서 칼자루를 쥔 쪽은 은행이다
은행은 점포망을 무기로 금융상품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 담당부서는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로부터 자신들의 상품을 사달라는 전화를 매일 받는다.
왜냐하면 예컨대 대구경북지역에 200여 점포망을 가진 대구은행이 선택한 상품이라면 어느 정도 성공은 보장된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러브콜은 달콤하지만 은행이 응답을 보내는 과정은 고심의 연속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먼저 주무부서인 신탁팀에서 상품제안서를 수차례 검토한 뒤 신탁팀장이 중심인 상품선정위원회에서 종합토론을 거친다.
상품 선정이 이뤄지면 경영관리팀과 리스크관리팀 등 관련부서에서 수익성과 리스크에 대한 검토를 거쳐 판매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다른 은행들도 이같이 신중한 내부 검토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지역 특성에 맞게끔 상품들이 걸러지기도 한다.
양인식 대구은행 신탁팀 차장은 "서울을 비롯한 타지역에선 실물펀드와 선박펀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구은행은 이 상품들을 판매하지 않는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이고 안정성향이 강한 지역 고객들에게 맞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지주회사에 속해 있거나 국민은행처럼 자회사로 자산운용사를 두고 있는 은행들은 계열사의 금융상품을 판매한다.
다양한 상품을 신속하게 내놓을 수 있다는 이점을 누린다.
반면 계열사가 없는 대구은행은 일반 금융회사들로부터 제안을 받아 고른다.
좋은 상품을 엄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이처럼 은행들이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이유는 예대마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예금-대출간 금리 차를 통한 예대마진 수익이 줄어들자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대구은행은 올해 말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잔액 목표를 연초의 두 배인 1조 원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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