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창작극 무대…올핸 신선합니다"
대구시민의 연극 한마당 축제인 '제22회 대구연극제'가 내달 9일부터 17일까지 대구문예회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경연제로 치러질 올해 참가작은 극단 이송희 레퍼토리의 '삼류배우', 극단 한울림의 '도서관 가는 길', 극단 예전의 '동해물과 백두산 2' 등 세 편. 또 예년과 달리 극단 마루의 '의자는 잘못 없다'(선욱현 작·추지숙 연출/9~16일 마루소극장)와 극단 동성로의 '바하네 옥상정원'(김나영 작·문창성 연출/12~16일 예전아트홀) 등 비경연 두 팀을 더 초청해 페스티벌 형식의 공연도 선보인다.
이번 연극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지역 극작가의 창작극이 세 작품이나 된다는 것. 재탕, 삼탕 등 기존의 작품이 많이 참가, 신선함이 떨어지면서 예년 연극제가 연극인들만의 무대로 그쳤던 터라 올해 연극제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대구연극협회 김태석 회장은 "이번 대구연극제가 창작극 붐 활성화에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또 경연작 외에 비경연작도 초청, 연극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일반시민들을 새로운 연극 마니아로 이끌 수 있는 진정한 연극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내달 10일 밤 대구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며, 대상 수상작은 5월 22일부터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참가한다.
◇극단 한울림 '도서관 가는 길'(이소연 작·정철원 연출)/10, 11일 오후 7시30분/대구문예회관
지난해 제정한 '제1회 대구희곡상'에서 대상을 받은 극작가 이소연씨의 신작. 책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책의 눈에 비친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보여 주는 색다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또 남성중창단, 재즈댄스, 현악기 연주 등 총체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무대는 시종일관 다양한 볼거리로 객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무대적 기법과 현란한 조명, 그리고 30여 명에 이르는 등장인물들의 앙상블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가 관건.
극단 정철원 대표는 "인간에 의해 버려진 거지 임산부와 책을 메타포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무대"라며, "공연을 본 관객들이 재미보다는 많은 감동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양임, 손세인, 구주완, 천정락, 배애란, 윤은정, 최진영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90분.
◇극단 이송희 레퍼토리 '삼류배우'(김순영 작·신도환 연출)/13, 14일 오후 7시30분/대구문예회관
'삼류배우'는 이 시대 연극인을 다룬 연극에 대한 연극이다.
평생 '햄릿' 역이 소원인 마흔아홉의 한 단역배우의 삶을 통해 꿈과 희망이라는 인생찬가를 노래한다.
무대엔 연극동네 사람들의 땀과 고뇌에 찬 생활들이 고스란히 묻어나 묵직한 감동을 준다.
지역 창작극인 다른 경쟁작들에 비해 '삼류배우'는 얼마 전까지 서울 대학로 무대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검증된 작품이라는 강점이 있다.
이영진이라는 한 단역배우의 삶을 다룬 만큼 이 역을 맡은 남자배우의 역량이 전체 작품을 지배한다.
시립극단 단원인 손성호의 연기력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다.
연출자 신도환씨는 "원작과 다른 점은 주인공의 딸도 연극배우를 꿈꿔 이를 반대하는 엄마와의 갈등구조를 통해 연극배우라는 현실성을 좀 더 부각했다"고 말했다.
가족이 꼭 함께 봐야 할 작품. 공연시간 120분.
◇극단 예전 '동해물과 백두산이 2'(김태석 작·김종석 연출)/16일 오후 7시30분, 17일 오후 3시·6시/대구문예회관
지난 2003년 지역 무대에서 초연됐던 '동해물과 백두산이 2'는 세태를 비판한 풍자극이다.
아내와 딸의 신용카드 빚과 사채 빚으로 인해 자살을 할 수밖에 없었던 한 가장의 이야기. 카드 빚에 쪼들리는 서민들의 모습과 공직자 비자금 문제 등 어수선한 시대적 상황을 적절한 유머 코드를 통해 풍자한다.
극단 김종석 대표는 "초연 때보다 시대 풍자적인 상황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주인공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얘기라는 것을 관객들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러 객원배우를 출연시킨 다른 극단에 비해 자기 배우만을 무대에 올리는 등 끈끈한 팀워크를 통한 작품의 앙상블을 높일 수 있는 것이 강점. 정웅규, 이정한, 최영윤, 이정섭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100분.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