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 '독도' 사이버투표 물의

입력 2005-03-19 08:30:16

국정홍보처가 해외 네티즌을 상대로 독도가 어느 나라의 땅인지를 묻는 사이버 투표를 실시했다가, 일본 네티즌의 몰표와 국내 네티즌의 항의로 48시간만에 투표를 중단하는 소동을 빚었다.

문제가 된 사이트는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이 운영하는 영문 인터넷 홈페이지인 '코리아 닷 넷(www.korea.net)'.

해외홍보원은 지난 16일 오전 10시께 이 사이트 초기화면에 있는 '독도코너'에 '동해에 있는 바위섬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느 나라의 영토인가'라고 묻는 질문을 올리며 사이버 투표에 들어갔다.

다음날 밤 10시 현재 투표에는 400여명이 참가했으며, '독도와 한국땅'이라는 응답률이 80%로 '다케시마와 일본땅'이라는 응답률을 월등히 앞섰다.

그러나 이 때부터 일본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 18일 오전 5시께에는 '독도'가 33.96%, '다케시마'가 66.04%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곧바로 국내 네티즌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순위가 다시 뒤집어졌지만 국내 네티즌들은 "독도가 분쟁지역임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꼴", "정부 사이트가 나라 망신을 시키려는 것이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해외홍보원은 결국 "한일 네티즌간 사이버 전쟁의 우려가 있고 접속 폭주로 사이트 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면서 이날 오전 10시15분 투표를 중지하고 관련 내용도 삭제했다.

이 시점까지 모두 3만208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응답률은 '독도' 70%, '다케시마' 30%의 분포를 보였다.

해외홍보원은 해명자료를 내고 "독도가 세계적으로 '다케시마'로 불리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들에게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적극 알리기 위해 설문을 실시했던 것"이라며 "(상황이) 의도했던 바와 다르게 변질된 데 유감이며, 이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기법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홍보원은 사이트의 초기화면에 게재한 사진, 지도, 기사로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주지시키고 있는 만큼 이번 투표는 일반적인 설문조사와는 성격이 다른 '홍보성 설문'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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