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잡는 휴대전화 SOS 기능

입력 2005-03-17 09:55:27

오작동 잦아 경찰력 낭비…보완 필요

어린이와 여성들에 대한 유괴, 납치 등 강력범죄 예방용으로 개발된 휴대전화의 'SOS(긴급구조신호) 기능'이 자주 오작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경찰이 시도 때도 없이 출동해야 하는 등 경찰력 낭비 사례가 잦다.

지난 13일 밤 11시 50분 김천시에 사는 김모(55)씨는 자다가 휴대전화 긴급 호출음을 들었다.

확인해 보니 화면에 'SOS, 위급상황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확인 결과 발신자는 구미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딸(23).

김씨는 '딸이 납치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곧바로 관할 파출소에 신고했다.

경찰은 딸의 승용차에 대해 수배령을 내리고 병력을 긴급 배치했다.

이 소동은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김씨가 회사에서 근무 중인 것을 확인하고 끝이 났다.

지난 해 3월부터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구조를 요청하는 기능인 'SOS 소프트웨어'를 개발, 휴대전화에 탑재해 시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조작 기능이 너무 단순해 자칫하다 보면 SOS 기능의 오작동이 발생해 수신자 번호를 입력한 가족, 친구들에게 자주 공포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박은순(28·여·가명)씨는 "회사원인 여동생의 휴대전화에 수신자로 전화번호를 입력해 놓았는데 동생이 전화기를 잘못 다뤄 자주 SOS 신호가 들어와 요즘은 아예 무시한다"며 "만약 실제상황인데도 무시해 사건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력 낭비 등을 막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실수로 휴대전화기가 오작동됐을 경우 이를 곧바로 사용자에게 알리는 기능을 추가시키는 등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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