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6개월 된 아내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던 미국 배우 로버트 블레이크(71)가 16일 사건 발생 4년 만에 무죄평결을 받음으로써 '제2의 O J 심슨 사건'으로 불리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켜온 이 사건이 충격적으로 막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9일간의 토론 끝에 블레이크의 살인 혐의에 무죄평결을 내리는 한편 그가 청부 살해를 시도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평결을 내렸으나 또 한 건의 살인교사 시도 건에 대해서는 찬반 동수로 평결을 내리지 못했다.
1970년대 인기 TV 수사극 '베레타'로 에미상까지 수상한 블레이크는 지난 2001년 5월 결혼한 지 6개월 된 아내 보니 리 베이클리(당시 44세)와 이탈리아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주차된 차에 타고 있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검찰은 블레이크가 결혼을 목적으로 한 베이클리의 의도적 임신으로 덫에 걸렸다고 생각해 격분했으나 아내가 낳은 딸 로지에게 매혹돼 모녀 간을 떼어 놓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베이클리는 임신 당시 아기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를 정도로 남자 관계가 복잡했으며 DNA 검사 결과 태아가 블레이크의 아기로 밝혀져 결국 결혼까지 갔지만 결혼 당시에도 사기죄로 가석방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전자 수갑을 차고 결혼식을 올릴 정도였다.
재판 과정에는 블레이크로부터 살인을 청부받았다고 주장하는 전직 스턴트맨 2명 등 다양한 증인들이 등장했으나 블레이크 측은 검찰 측이 중증 마약 중독자들인 이들 스턴트맨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꾸민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일부 목격자들은 베이클리가 살해된 날 블레이크가 소리 내어 울고 신음하는 등 요란하게 슬픔을 표시했으나 진지해 보이지는 않았다면서 그가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는 것 같이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4세인 블레이크와 베이클리의 딸 로지는 블레이크의 성인 딸이 키우고 있다
블레이크는 아역배우로 출발, 지난 1967년 영화 '차가운 피'에서 결국 사형대로 가는 살인범 연기로 각광을 받았으나 70년대 인기 드라마 '베레타'에 출연한 뒤에는 사실상 은퇴 상태로 살아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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