耳順 노장들의 '수구문집'

입력 2005-03-17 08:54:15

'수구회'(壽九會)를 아십니까.'

수구회란 대구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초등학교인 수창초등학교의 해방 9회(통산 40회) 동기생들의 모임. 백발이 성성한 이들 이순(耳順)의 노장들이 '수구문집'(기획출판 맑음 펴냄)이란 동문 문집을 냈다.

초등학교 동문으로서, 더욱이 동기회 모임으로서는 전국에서 처음있는 일이다.

수구문집은 기획에서 출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순수하게 동기들의 참여로 이뤄냈다.

표지그림은 영남대 미대 교수인 정치환 동문이 그렸고, 제호는 서예가 석학 동문이 썼다.

중견 한국화가인 서정숙 동문은 모란도와 산수화 한 폭을 화보에 담았다.

회장인 김달웅 경북대 총장의 '꽃노을'을 비롯 김정기 전 대구자연과학고 교장이 '인연', 재경수구회장인 김형선씨가 '삶을 되돌아보며', 이용우 전 중앙일보 편집부국장(소설가)이 '우리 함께 떠나자', 정용달 전 삼성생명 전무이사가 '6년 개근상', 편영식 계명대 의대 교수가 '인생은 60부터', 하용락 전 대구U대회 경기본부장이 '보고 싶은 사람들'이란 글을 내는 등 다사다난했던 지난 시절을 회고하거나 연륜에 걸맞게 원숙미가 담긴 삶의 단상들을 소개하고 있다.

수구회는 2002년 10월 김달웅 동문의 경북대 총장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저녁자리를 마련하면서 서로 연락을 취한 것이 출발점이다.

그 후 20여 차례에 걸쳐 소식지 '수구저널'을 발간했고, 내친김에 지난해에는 졸업 50주년 기념사업으로 모교 교정에 '꿈을 키우자'는 비문을 새긴 표지석을 세우기도 했다.

서삼덕 명예회장(64·전 대구백화점 부회장)은 발간사에서 "노경(老境)에 든 우리네 가슴 속에 남겨둔 얘기들을 어디 책 한권인들 다 담을 수 있겠느냐"면서 "이 문집을 수구회의 추억이 담긴 글모음으로 영원히 남기고 싶다"고 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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