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물전 꼴뚜기들의 좌담

입력 2005-03-15 15:05:16

-한승조·지만원·조갑제 그리고 전여옥(특별 게스트)

친일(親日) '커밍 아웃' 선언으로 요즘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던진 주인공들을 한 자리에 불렀다. 일본 극우지 산케이신문의 자매지인 월간지 '정론(正論)' 2005년 4월호에 '공산주의·좌파사상에 기인한 친일파 단죄의 어리석음 : 한일병합을 재평가하자'는 글을 쓴 한승조 고려대 전 명예교수, '한승조 교수에 돌 던지지 마라'는 글을 올려 뜨고 있는 자칭 군사평론가 지만원씨, '친북이 친일보다 더 악질적인 이유는 이렇다'라는 글로 한씨를 옹호한 월간조선 대표 조갑제씨다.

이들은 매우 바쁜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사실 별로 바쁘지 않았는데 친일 발언이 흥행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바빠졌다고 한다) 이들은 친일 발언 파문으로 '빨갱이'와 '쥐새끼' 대중들에게 노출되면 '적색 테러'를 당할 위험이 높다. 이들은 '어쩌다 세상이 이 지경이 됐는지...' 라며 이구동성으로 한탄했다. 대한민국의 적화(赤化)를 누구보다도 걱정하고 내선일체(內鮮一體)를 신봉하는 이들의 '나라 걱정'을 듣기 위해 보리수염이 어렵사리 한 군데에 모아 좌담을 마련했다.(믿거나 말거나...)

■보리수염 : 이 자리에 나와준 걸 감사 드린다. 여러분들이 터뜨린 발언은 사실 적잖은 파장을 불렀다. 일본 우익잡지에 한 교수와 비슷한 내용을 기고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한 교수만큼 뜬 사람은 없었다. 일단 흥행(?)에 성공한 것을 축하한다.

■한승조 : 평소 내 지론이고 소신이다. 나보고 '신 친일파'라거나 '일본에 귀화하라'는 몰상식한 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런 놈들은 대개 빨갱이다. 그렇다고 흔들릴 사람이 아니다. 나만큼 애국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나는 5공화국 시절 훈장을 3개나 받았어. 1980년 새마을훈장 협동장(3등급), 1984년 국민훈장 동백장(3등급), 1986년 '국민정신교육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받았다.

■보리수염 : 훈장 준 인간들도 제 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일본이 한국을 병합하지 않았다면, 러시아가 병합했을 것이고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으로 인해 우리 민족은 뿔뿔이 흩어져 한국민은 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다시 한번 일본의 식민지가 되자는 얘긴가.

■한승조 : 우리는 일본 밑에서 경쟁의식을 느끼며 민족의식이 생길 수 있었다. 일본 지배는 결과적으로 한국의 근대화를 촉진시키는 자극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는 오히려 매우 다행스런 일이며 원망하기보다는 오히려 축복해야 하며 일본인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일본 사람들 덕분에 오늘날 한국이 이만큼이라도 살게 된 거야.

■조갑제 : 나도 같은 생각이다. '을사오적'이라는 분들이 한일합방을 통해 얻어온 것이 많다. 구체적 사례로 일본 예산의 10분의 1을 한반도에 투입하고도 일본과 똑같은 교육 똑같은 행정과 제도를 시행하게 했다. 이완용 선생은 역사상 가장 억울한 누명을 썼다. 이완용 선생은 당시 조선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근대화를 일본 열차의 한 칸에 얻어 타 조선을 개화시키길 원했던 것이다.

■지만원 : 한 교수님이 쓴 글은 장문인데 그 중 표현 상 문제 있는 부분만 들어 내 비판했다. 미국이 일본에 원자탄 쏴서 일본이 항복하니까 해방이 된 것이지 만약 러시아에 먹혔다면 일본이 항복해도 한국은 러시아로부터 독립 못했다. 그게 불행 중 다행이라는 얘기다. 한 교수님을 그렇게 매도해선 안 된다. 한 교수님의 글은 한일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자는 거다. 100년 전에 있었던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부추겨서 반일감정을 가지면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보리수염 : 서양인들에게 강간당하는 것 보다 같은 동양인에게 강간당하는 것이 낫고 축복해야 한다는 논리가 아닌가. 일본 극우세력은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이겨 아시아에 공산주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 구원했다고 주장한다. 일본 극우 논리의 복사판이다.

■지만원 : 먹힐 만 하니까 먹혔다. 왜 그 당시 우리가 비참하게 도마 위에 올려진 고기가 됐느냐 그걸 반성해야 한다. 과거사를 들추기보다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관계를 봐야한다는 말이다.

■보리수염 : 지 소장, 당신 지금 제 정신이냐. 과거 식민지배를 당했던 국가의 국민들 중 식민지배가 행복했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있다면 친일파들과 일본 극우세력뿐이다. 그들에겐 일제 강점기가 고통의 세월이 아니라 축복의 세월이었다. 그 시기 대다수 우리 겨레는 고통받았지만, 친일파는 개인적 행복을 누렸다. 그리고 친일파의 후예들 역시 지금의 기득권을 주었던 일제를 미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일본을 미워하는 한국민의 심성은 힘없고 못난 자의 자학이란 논리를 전개한다. 두들겨 맞은 놈 보고 힘없어 맞았으니 맞을 짓 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내가 당신을 마구 패도 맞을 만 하니 맞았다고 할 것인가.

■지만원 : 내가 정신병자라는 말이냐.

■보리수염 : 정신이상자가 아니면 인격 파탄자로 보인다.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조상 중에 '훌륭한' 친일파 선조를 두었거나 일본 극우세력의 첩자가 아닌가 의심된다.

■지만원 :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자폐증이다. 일본에 반성하라고 하는데 일본은 깨인 나라다. 반성하건 하지 않건 그들에게 달린 것이다. 지금은 없는 식민지배를 끄집어내서 일본놈을 몰아내자는 의도가 좌익이다.

■보리수염 : 여러분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본질을 호도했다. 제국주의 국가의 천인공노할 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격하했다.

■한승조 : 전쟁 중에 군인들이 여성들을 성적 위안물로 이용하는 것은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일본이 한국여성을 전쟁 중에 그렇게 이용했다는 것도 전쟁 중의 일시적이면서도 예외인 현상이었다. 그런 봉변을 당했다고 진술하는 몇 명 안 되는 소수의 노파를 끌고 다니면서 과장된 사실을 믿게 해줄 만한 명백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거듭 배상금을 요구하며 몇십 년 동안 물고 늘어져 왔다는 것은 고상한 민족의 행동거지로 볼 수가 없다.

■지만원 : 아무리 억울하게 당했다지만 정신대 할머니들이 대중 앞에 얼굴을 들고 나오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옛날에는 규수가 봉변을 당하면 은장도로 죽지 않았느냐, 할머니들은 자손들도 없느냐, 미선이 효순이처럼 할머니들도 이용당하고 있다.

■보리수염 :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고생하는(?) 단어가 '자유'라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당신들 같은 인간들도 마구 지껄이도록 언론 자유를 주니 하는 말이다. 아무리 자유민주 국가라 해도 '나라 팔아먹을 자유'까지 인정해주는 나라는 없다. 당신 어머니나 누이가 위안부로 끌려가 일본군의 성 노예가 됐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지 모르겠다.

■지만원 : 보리수염, 말조심해. 당신 혹시 빨갱이 아냐? 지난번 당신 글 보니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마구 난도질했던데 사상이 의심스러워. 어떻게 그렇게 무례한 말을 할 수 있어. 나는 그렇다 치고 동방예의지국에서 75세나 되는 노 교수를 함부로 욕보이면 안돼. 한 교수님은 국제잡지에 격조 있는 글을 썼어. 문제가 된다면 한 교수님이 견지한 역사관과 소신이 좌익들에 불리하고, 고정관념에 찌든 대일관을 가진 사람들의 시각과 다르다는 것 밖에 없어. 한 교수에게 돌을 던진 사람들은 사회인으로서 기본조차 훈련돼 있지 않은 '후레 인간'이야.

■보리수염 : 보리수염이 평소 열을 잘 받는 성격이어서 인간 같잖은 사람을 대하면 나도 모르게 막말이 튀어나온다. 진정하고 질문에나 답해라.

■지만원 : 내 오늘은 공식 석상이라서 참지만 다음에 한 번만 더 그러면 그냥 안 둬.

■보리수염 : 똥개 눈에는 똥밖에 안 보이는 법이다. 당신들은 노름꾼이 노름 밑천 장만을 위해서라면 마누라도 팔려고 하듯이 반공을 위해선 민족이라도 팔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한승조 :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타협적인 투쟁에서 공산주의 집단을 능가하는 정파는 없었다. 실제로 일제가 가장 위험시하고 가혹하게 탄압했던 대상도 공산주의 집단이었다. 불구대천의 원수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태평양전쟁 종전 후 일제 청산과 친일파 숙청에 대하여 시종일관 적극성을 보여온 것이 북한공산주의와 그 노선을 추종하는 한국의 386세대 그리고 노무현 정권이다.

■지만원 : 지금 미국과 일본은 북핵 문제로 독이 올라있는 상태다. 이런 것도 모르고 한국은 오직 김정일을 감싸고 지원하기에 여념이 없다. 한국에 '반일 굿판'이 벌어지면 한국은 국제적 비웃음거리, 꼴불견이 된다. 미국 의회가 한국정부에 미국인지 북한편인지 태도를 분명히 하라고 경고했다. 한국정부는 지금 제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이 한국경제를 조이면 거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보리수염 : 조갑제 대표도 친일 보다 더 나쁜 게 친북이라고 했다. 변함 없는 소신인가.

■조갑제 : 친일한 사람들 중에선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워 대한민국 건국 이후 조국을 위해 썼던 이들이 많다. 반면 친북하는 이들은 시대착오적인 논리와 증오심으로 대한민국과 헌법과 자유를 파괴하는 데 쓰고 있다. 친북은 자발적인 데 비해 친일은 거의가 강압에 의한 것이든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부분의 친일은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다는 잘못 된 정보 하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친북 활동은 북한정권의 실패와 죄악상이 백일하에 드러나 있는데도 자행되고 있다. 친일한 사람들은 거의가 사망하여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친북 인사들은 지금 한국 사회에 구체적인 위해를 가하고 있다. 일제시대의 친일은 민족에 대한 반역이었지만 국가에 대한 반역은 아니었다.(당시엔 국가가 없었다) 반면 친북은 민족과 국가에 대한 동시 반역이다. 그래서 친일보다 더 나쁜 건 친북이다.

■한승조 : 일제 치하에서 친일 행위를 무조건 죄악시할 수 없다. 친일행위가 반드시 반민족행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친일파는 한민족을 위하여 무엇인가 뜻 있는 일을 하려다 보니 최소한 일본총독부의 정책에 부응하고 협력하는 척 하거나 일본이 쉽게 망할 것 같지 않아 한국인의 대우 개선과 자치권이라도 얻기 위해 일본 총독부의 정책에 순응하고 협력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사람들이다. 종전 후 60년이 된 이 시점에서 과거의 친일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온 것은 좌파세력이 그들의 정치권력을 영속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친일행위는 산업화 단계 내지 민족주의 시대에는 반민족행위로 비판과 규탄의 표적이었다. 그러나 탈 산업사회 또는 세계화의 시대에서는 친일행위가 도리어 애국애족 행위로 인식되고 환영받는 날이 올 것이다.

■보리수염 : 대표적 친일파의 한 사람인 윤치호도 영어로 쓴 일기에서 어쩔 수없이 친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상황논리를 폈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과 가족의 안위만을 추구했다. 반면 일제에 저항한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풍찬노숙하다 숨져갔고 그 후손들은 변변한 교육조차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당신들의 주장은 일제 때 친일로 변절한 인사들의 논리와 변명과 너무나 흡사하다. 인류가 국가를 형성한 이후 민족반역죄보다 더 큰 죄는 없다.

■지만원 : 독립운동가 사이에도 등급이 있다. 이승만은 미국의 힘을 이용해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즉 외교적 노력을 했다. 반면 김구는 윤봉길 등에게 무기를 줘서 한 두 사람 죽이는 데 나섰을 뿐이다. 그 정도 무력 같고 일본을 극복할 수 있었으면 먹히지도 않았을 것이다. 김구는 빈 라덴 같은 인물이다.

■보리수염 : 지 소장, 대한민국 육사출신이 아니라 혹시 일본 육사 나온 거 아닌가. 김구 선생이 빈 라덴이고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의사가 테러리스트라면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테러리즘 정신을 계승한다는 얘기다.

각설하고 일본인들, 특히 우익들은 지금 한 교수 당신의 글에 열광하고 있다. 그것만 봐도 당신의 글은 매국적 망언이다. 당신의 글을 빌미로 '일본의 통치에 감사하라'부터 '정말 은혜를 모른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당신에 대한 체포와 테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일본 특별영주권을 주자고 제의하고 있다. 차라리 일본으로 건너가 귀화할 생각은 없나. 좌익이 지배하는 한국이 그처럼 싫으면 한국을 떠나는 게 누이 좋고 매부 좋을 터인데...

■한승조 : 결코 조국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보리 수염 : 당신의 조국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나 미국인 것 같다. 일본의 극우 인사는 적어도 일본 민족의 이익에 봉사한다. 하지만 당신들 한국 극우 인사는 민족을 팔아먹는 사대주의자들이다. 과거사 문제로 일본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판에 우리는 내부에 '민족 배신자'를 두고 있는 셈이다.

■지만원 : 과거사 논쟁의 배경에는 '386 주사파'가 관여됐다. 북한을 조국이라고 생각하는 주사파들은 일본이 공산주의를 미워하고 탄압하니까 일본을 숙명적으로 미워하는 것이다. 이런 친북 좌익들이 기득권 세력을 죽이기 위해 과거사를 끄집어내는 것이다.

■보리수염 : 주사파가 지배하는 '빨갱이 나라'에 어떻게 사느냐. 차라리 일본으로 망명해라. 친일을 비판하는 것은 386 주사파가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이다. 보수 쪽에서도 당신들과 거리를 두며 비판하고 있다. 당신들이 너무 나갔다는 얘기다. 북한 고립을 노리고 일본 극우를 대변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발언인가. 한국의 일부 멍청한 우익들은 그걸 그대로 받아들여 자학증에 빠져있다. 여러분들은 정신이상자나 마찬가지다. 정신이상자는 정신병동에 수용해야지, 이렇게 대명천지에 나돌아 다니게 하면 사고 치기 십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만원 : 그런 기회주의자들 얘기는 꺼내지 말라. 그건 자기 비하가 아니라 반성이다. 어째서 지금 갑자기 일제강점에 치를 떨며 친일파를 죽이자 하나? 첫째는 친일파가 세운 남한 정권이 더럽다는 결론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둘째는 국민의 아버지 박정희를 따르는 80%의 국민을 해체하려고 저러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못 말리는 자폐증 환자들이라 대화조차 어려운 사람들이다. 누군가가 머리를 열고 '주사파 코드'를 장입한 후 뚜껑을 닫아준 '인간 로봇'일지 모른다.

■보리수염 : 여러분의 계속되는 망언은 언론에서 관심을 기울여 보도해주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일각에선 철저히 묵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제 '더러운 입' 다물고 조용히 지내는 게 어떤가.

■한승조 : 그건 보리수염 말이 맞다. 지만원씨! 당신도 혈기 좀 죽이고 이젠 들어가 있어. 그래 가지고는 험난한 세상풍파 이기며 살아남기 어려워. 나를 좀 봐. 일본 잡지에 글 하나 썼다고 벌떼처럼 달려들길래 '민족 고대' 명예교수직에서 물러나고 자유시민연대 공동대표 자리도 그만 뒀잖아. 왜 그랬겠나 이 사람아. 소나기는 피하고 보는 거야. '적절치 못한 단어와 표현이 있어 그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에 대해 사과한다'고 물러섰지만 근본적인 생각은 안 변했어.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좀 본받아. 대통령도 마구 씹어 돌리지만 아무도 못 건드리잖아. 건드리면 '독설'을 내뱉고 불리하면 숨어버리거든. 그 나서기 좋아하는 여자가 이번엔 입도 벙긋 하지 않잖아.

(이 때 전여옥 여사 갑자기 등장)

■보리수염 : 아니 전 의원께서 여기까지 어떻게 왕림하셨지. 한나라당 내분은 수습됐나 보네. 조용하다 싶어 어디 해외 의원연수도 떠난 줄 알았는데.

■전여옥 : 아, 내가 일본 전문가잖아. '일본은 없다'라는 내 책도 안 읽었나 보네. 그 책 한 때 초 베스트셀러였어. 그 책 팔아 돈도 좀 벌었지. 유 모라는 재일 작가가 표절했다고 시비를 걸었는데 까불어봐야 헛수고야. 내가 '노가리'도 꼼짝 못하게 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야. 그리고 우리 '이웃 사촌' 오빠들이 곤욕을 치르는데 모르는 척 할 수는 없잖아. 그런데 노인네들 노는 꼴이 한심해서 도와주러 온 거야.

■지만원 : 뭐가 한심하다는 거야. 한나라당이 잘해 봐. 우리가 왜 나서나. 좌파 정권에 속아넘어가 행정도시특별법이나 덜컥 통과시켜주는 주제에 뭐 잘났다고 나서긴 나서나.

■전여옥 : 아따, 오빠 성질 되게 급하네. 오빠도 나한테 좀 배워. 노가리 된통 박살내고도 잘만 사는 비결이 뭔지 알아. 오빤 '히트 앤 런'(hit and run) 전법을 좀 배워야 돼. 무조건 세게 나간다고 잘 하는 게 아니야. 오빠들 때문에 우리가 '수구꼴통당'이라고 욕먹는 거야.

■지만원 : 아니 이것들이 죽 쒀서 개 줘놓고도 큰 소리네. 너희들이 잘해 봐. 왜 우리가 나서나. 지난 대통령 선거때 그렇게 밀어줬는데도 386주사파들에게 정권 빼앗겨 놓고 무슨 할 말이 있다고 그래. 입이 열 개라도 너희는 할 말 없어.

(지 소장과 전 의원 서로 삿대질하며 좌담회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보리수염 서둘러 좌담회 종결.)

조영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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