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 우리가 연다-(4)영남대병원 호흡기내과 이관호 교수팀

입력 2005-03-15 11:09:34

흡연과 관계 있는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은 폐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다. 이 질환은 흡연 인구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증가 추세에 있어서 이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영남대의대 호흡기내과 이관호 교수 연구팀(정진홍'신경철 교수)은 흡연 관련 호흡기 질환 연구에 한판 승부를 걸고 있다. 먼저 착수한 분야는 2년 전 대구시 선도연구과제로 지정 받은 폐암의 분자유전자 진단. 박종욱 계명대 의대 면역학 교수와 전창호 대구가톨릭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함께 연구하고 있다. 폐암은 조기 진단법이 없어서 암으로 판정된 대부분은 병이 상당히 진행돼 수술을 할 수 없거나 치료 결과가 좋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전자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의 필요성이 절실했던 것.

연구 방향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김인산 경북대 의대 생화학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 중인 악성흑색종 종양항원유전자 검사법. 폐암 환자의 객담(가래)에서 악성흑색종 종양항원(있다면 암)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60~70%의 발현율을 보였다. 즉 가래를 통해 폐암 유무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이는 기존의 다른 폐암 검사 결과보다 정확성이 높다. 연구팀은 이 검사를 위한 진단 키트를 개발해 2년 전부터 임상에 활용하고 있다. 또 연구 결과를 국내외 학회에 발표했다.

암의 억제유전자인 'p53'의 흡연 등으로 인한 돌연변이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가래에서 p53의 돌연변이 여부를 조사해 폐암의 진단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오는 5월쯤 연구 결과를 미국 흉부학회에 발표할 계획이다.

또 객담에서 X염색체 윤활육종의 발현율을 통한 폐암 조기 진단법도 연구 중이다. 이관호 교수는 "객담에서 악성흑색종 종양항원유전자와 염색체 윤활육종 발현 검사를 병행할 경우 폐암 진단율이 더 높아진다"며 "이 같은 결과를 오는 7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세계폐암학회에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연말 처음으로 보건의료기술인프라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첫 대상은 종양질환, 허혈성심장질환, 만성기도폐쇄성폐질환에 대한 특정센터 연구지원이다. 이 교수팀은 전국의 대학병원 교수 8명과 함께 이 사업 분야의 하나인 만성폐쇄성폐질환 연구를 맡게 됐다. 이 질환의 진단, 치료, 예방 및 교육에 필요한 객관적인 지침서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정부는 이 연구에 9년 동안 매년 5억 원씩 지원키로 했다. 처음 3년 동안 근거 중심 치료 지침서를 만들고, 3년 동안 임상연구를 하며, 나머지 3년간은 진료지침을 확정한다. 연구를 맡은 전국의 교수들은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열면서 수집한 자료와 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

이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교과서나 의사의 경험에 의존해 왔는데 이 연구는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지침을 마련해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사진: 이관호 영남대병원 호흡기내과 연구팀은 폐암의 유전자 진단 검사에 이어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객관적 치료지침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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