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돋보기-KBS1TV 다큐 '사랑'

입력 2005-03-15 08:52:47

"사랑은 움직이는거야". 수년 전 유행했던 통신회사 CF의 카피처럼 사랑은 '본능'에서 '이성'으로 옮겨간다.

그 과정은 길어봤자 900일이다.

미국 코넬대학의 심리학자인 하잔 박사가 37개 문화권 5천 명을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열정적인 사랑의 유효기간은 18~30개월 정도. 사랑에 빠지면 뇌 속에 러브 칵테일이란 화학물질이 분비되는데 최장 900일이 되면 분비량이 바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KBS1TV가 15일부터 매주 화요일 밤 10시에 3부작 다큐멘터리 '사랑'을 방송한다.

사랑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신체 변화를 측정하는 등 사랑의 실체에 과학적으로 접근한 작품. 1년 7개월에 걸쳐 제작된 이 다큐는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뇌의 변화를 실험하고 분석했다.

15일 전파를 타는 1부 '900일간의 폭풍-사랑하면 예뻐진다'편은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100쌍의 커플 중 연애를 시작한 지 100일 전후의 커플 5쌍을 골라 뇌의 변화를 살폈다.

가톨릭대 정신과 채정호 교수팀은 이들의 뇌를 'fMRI'(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로 찍은 뒤 6개월 후 다시 재촬영, 뇌의 변화를 분석했다.

실험 결과, 본능을 관장하는 미상핵이 유독 활성화돼 있었다.

미상핵은 쾌감을 주는 호르몬인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하고 사람을 웃게 만들며 얼굴 양볼에 홍조를 띠게 하는 부위. 하지만 6개월 후, 열정이 식었다는 연인들의 고백처럼 미상핵의 활동은 많이 퇴색돼 있었다.

22일에 방송되는 2부 'SEX 37.2°-사랑하면 건강해진다'편은 키스와 신체변화, 성 횟수와 면역력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왜 사랑을 하면 신체적 접촉을 원하게 되는 지 알아본다.

29일 3부 '사랑의 방정식 5대1-사랑하면 오래 산다'는 세월 속에서 깊은 애착으로 더욱 가까워지는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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